“하루 500만 원씩 내라”… 삼성전자 기술 들고 하이닉스로 이직하려던 직원들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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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낸드 인력 SK하이닉스 전직 1년반 금지
연합뉴스

법원이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핵심 설계 인력 2명의 SK하이닉스 이직에 제동을 걸었다. 수원지방법원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는 지난 7월 9일, 삼성전자가 전 직원 A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두 직원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10~11년간 낸드플래시 핵심 설계를 담당한 중간관리자로, 2025년 10월 퇴사한 뒤 올해 2월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이들이 다룬 정보는 차세대 제품의 설계 방향과 개발 일정 등 경쟁사 유출 시 삼성전자 경쟁력에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전략 자산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2027년 4월 30일까지 SK하이닉스 및 계열사에 취업하거나 자문 등 노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의무 위반 시 1일당 500만 원을 삼성전자에 지급하는 간접강제도 함께 명했다.

국가핵심기술이 갈랐다…”경쟁사 노출 시 기술 격차 단축”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입사 당시 체결한 ‘퇴직 후 2년간 경쟁사 취업 금지’ 약정의 효력 범위였다. 재판부는 ▲낸드플래시 설계가 국가핵심기술·국가첨단전략기술에 해당하고 ▲두 직원이 핵심 설계 정보를 직접 취급했으며 ▲삼성전자가 이들을 핵심 인력으로 별도 관리해 온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해당 기술은 국가핵심기술 내지 국가첨단전략기술에 해당해 보호 가치가 더욱 크다”며 “경쟁업체에 노출될 경우 동등한 수준의 기술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신청인(삼성전자)에게는 상응하는 경쟁력 손실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퇴직 과정에서 이직 사실을 숨기고 진학 등을 이유로 댄 정황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3D 낸드플래시는 현재 300단 이상 다층화 경쟁이 핵심 변수로 부상한 분야다. SK하이닉스는 321단 낸드를 양산 중이며 올해 말까지 375단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어, 설계 로드맵 정보는 수년치 개발 기간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으로 평가된다.

2년은 과도…법원, 1년 6개월로 ‘조율’

삼성 낸드 인력 SK하이닉스 전직 1년반 금지
수원지법, 수원고법 전경 / 연합뉴스

재판부는 삼성전자가 주장한 2년의 전직금지 기간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2년간 경쟁업체 취업을 금지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기간을 1년 6개월로 줄였다.

이는 최근 법원의 기본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올해 1월 서울중앙지법은 SK하이닉스에서 삼성전자로 이직한 HBM 설계 파트장에 대해 SK하이닉스가 제기한 전직금지 가처분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명시적 보상 없이 2년 전직금지를 강제하는 것은 직업선택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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