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000 돌파에 ‘빚투’ 재점화…증권사들 일제히 ‘레버리지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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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융자 제한 움직임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타결이 국내 증시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코스피가 9,000선을 넘어서자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일부 증권사들이 서둘러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17일 기준 37조 8,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38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이달 초 코스피 급락으로 6월 11일 36조 6,565억원까지 빠졌다가 불과 엿새 만에 다시 1조원 이상 불어났다.

전쟁 종식이 불붙인 유동성 랠리

도화선은 6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합의 발표였다. 미·이란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즉시 개방과 60일간 무료 항행 보장,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 및 원유 수출 제재 유예 등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합의 발표 직후 브렌트유는 한때 4% 넘게 하락했고, 국내 증시에서는 매수 사이드카가 이틀 연속 발동됐다. 약 3개월 반의 전쟁 기간 동안 7,400선 근방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종전 랠리를 타고 빠르게 낙폭을 회복하며 9,000선을 돌파했다.

대형주·ETF까지 번진 신용 규제

증권사 신용융자 제한 움직임
개인투자자 ‘영끌’, ‘빚투’ (PG) / 연합뉴스

미래에셋증권은 6월 19일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전기,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홀딩스, 한화오션 등 10개 종목의 종목군을 ‘E’에서 ‘F’로 변경했다. 이 중 삼성전기와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시가총액 순위에서 각각 3위와 11위를 차지하는 대형주다.

특히 ‘HANARO Fn K-반도체’와 ‘TIGER 200 IT’ ETF, 카카오뱅크, 신세계 4개 종목·펀드는 F군 변경과 함께 위탁증거금률이 기존 30∼40%에서 100%로 올랐다. F군 및 증거금 100% 종목은 신규 신용융자와 만기 연장이 제한돼 사실상 현금 결제만 허용되는 수준으로 레버리지가 차단된다.

KB증권은 6월 17일 자본시장법상 신용공여한도 준수를 이유로 신용융자 매수 주문을 일시 제한한다고 안내했으며, 메리츠증권도 제주반도체·주성엔지니어링 등 3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30∼50%에서 100%로 상향했다.

반대매매 급감…그러나 잠재 리스크는 여전

코스피가 5∼8%대 급등락을 보이던 6월 5∼9일 사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하루 평균 1,584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수 반등이 이어지면서 6월 17일에는 120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시장에서는 반대매매 감소가 레버리지 위험의 근본적 해소가 아닌 ‘지수 상승에 따른 일시 완화’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번 미·이란 MOU가 60일짜리 임시 합의에 그치는 데다,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도 “아무것도 얻지 못한 합의”라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정치·외교 변수가 재점화될 경우 유가 재급등과 반대매매 폭증이 맞물리는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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