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산업에서 영업이익률 75~80%는 가능한 일일까. 2026년 2분기, 그 ‘전례 없는’ 숫자가 현실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7일 올해 2분기 삼성전자(DS 부문)·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75~8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3사의 분기 성장률은 50%에 이르고, 합산 매출은 약 2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체 규모도 35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약 380% 증가한 수치로, 사실상 시장이 1년 만에 5배 가까이 팽창한 셈이다.
마이크론이 먼저 증명한 ‘숫자’
3사 중 가장 먼저 2분기 실적을 공개한 마이크론은 영업이익률 81%를 발표했다. 엔비디아와 TSMC를 넘어서는 수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마이크론과 유사한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초고수익의 핵심 원인으로는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급등이 꼽힌다.
실제로 서버용 64GB RDIMM의 가격은 2025년 4분기 약 450달러에서 2026년 1분기 900달러 이상으로 두 배 뛰었다. HBM3E는 스택당 약 300달러로, 동급 DDR5 대비 5~6배의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가격 상승분이 고스란히 이익으로…구조적 레버리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번 초고수익 구조의 배경을 반도체 산업의 고유한 원가 구조에서 찾는다. “반도체 산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고 변동비는 낮기 때문에 고정비를 회수한 이후에는 가격 상승분이 대부분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강경수 리서치 디렉터는 “한 산업에서 75%를 넘는 영업이익률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AI 붐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몇 년간의 낮은 투자 수준도 이번 급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공급 부족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22~2023년 메모리 업황 불황기에는 주요 업체들이 감산과 투자 축소를 단행했고, 그 결과 AI 수요가 폭발하는 시점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메모리 인플레이션
메모리 가격 급등의 파장은 일반 소비자에게도 미치고 있다. 애플은 맥북과 아이패드 전 라인업 가격을 최대 20% 인상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도 7월부터 GPU 인스턴스 가격을 20% 올릴 예정이다.
공급 확대의 전망도 당장은 밝지 않다. 한국 정부 주도의 메가 프로젝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능력은 2031년까지 두 배로 확대될 예정이지만, 웨이퍼 아웃 기준 실질적인 증설 효과는 2028년에야 본격화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제조사들은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해 향후 다운사이클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