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발 인플레이션’이 金을 죽였다…2분기 금값, 13년 만에 최대 낙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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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금값 최대 낙폭
연합뉴스

전쟁이 금값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공식이 무너졌다.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공포가 오히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기대로 이어지면서, 2026년 2분기 국제 금값이 13년 만에 최대 분기 낙폭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금 선물 근월물 가격은 2026년 2분기 동안 13.4% 하락했다. 이는 2013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분기 기준 낙폭이다. 같은 기간 은 선물 가격 역시 20.4% 급락하며 2020년 1월 이후 최대 분기 하락 폭을 기록했다.

6월 말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3,943달러까지 저점을 낮추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8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4,038.50달러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전쟁이 금을 올리지 않은 이유

통상 지정학적 위기는 안전자산인 금 수요를 끌어올린다. 그러나 이번 국면에서는 작동 방식이 달랐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이는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직결됐다.

높아진 물가는 연준의 ‘긴축 장기화’ 혹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장에 재각인시켰다. 전쟁발 안전자산 수요보다 금리 상승에 따른 금 보유 비용이 더 크게 부각된 것이다.

금융중개업체 마렉스(Marex)의 에드워드 메이어 분석가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를 여전히 웃돌고 있으며, 시장은 연준이 고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까지 고려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2분기 금값 최대 낙폭
6월 2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 연합뉴스

실질금리·달러 강세가 쐐기를 박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무수익 자산’이다. 미국의 실질금리가 오르면 달러·채권 대비 금 보유의 매력이 떨어지는 구조적 약점이 있다. 미국 단기 국채 수익률이 5%대에서 움직이는 현재 환경에서 금 보유의 기회비용은 크게 높아진 상태다.

달러 인덱스가 13개월 만의 고점 수준까지 치솟은 것도 금값 하락을 가속했다. 달러 강세는 달러로 표시되는 금값을 해외 투자자에게 더 비싸게 만들어 글로벌 수요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13년 전 ‘긴축 쇼크’와 닮은 구조

2분기 금값 최대 낙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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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2013년 2분기와 비교한다. 당시 연준이 양적완화(QE) 축소를 시사하자 ‘긴축 기대 → 실질금리 상승 → 금 하락’의 메커니즘이 작동하며 금값이 급락한 바 있다. 2026년 현재는 전쟁·인플레이션·긴축 기대가 동시에 중첩된 복합 구조라는 점에서 압력이 더 다층적이라는 평가다.

일부 시장 전략가들은 연준 스탠스가 비둘기파적으로 전환될 경우 금값이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를 상당히 웃도는 현 상황에서 그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금값 급락은 금 채굴업체, 로열티 회사, 금 ETF 등 관련 업종에도 단기 실적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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