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유 수송의 ‘목줄’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이 부분적으로 다시 열리면서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배럴당 77.08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3.21달러에 마감해 각각 미·이란 전쟁 발발 전날인 2월 27일, 3월 2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5분의 1이 지나는 해협, 얼마나 열렸나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UAE·카타르 등 주요 걸프 산유국의 원유·LNG가 인도·유럽 시장으로 나가는 사실상 유일한 해상 통로다. AP통신과 BBC는 이 해협을 통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지난다고 강조한다.
이란이 전쟁 발발 직후 해협 폐쇄를 선언하면서 유조선·화물선 통항은 급감했고, 선박 수백 척과 선원 1만 명 이상이 걸프 해역에 사실상 고립됐다. 이후 미·이란 휴전 합의 서명을 계기로 23일에는 초대형 유조선 3척이 해협을 통과했으며, 일부 선박들은 위성 추적 신호(AIS)를 켠 채 항행을 재개했다.
BBC는 합의 이후 최소 172척의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으며, 특정 하루에만 42척이 집중 통과했다고 집계했다.
IMO 대피 작전·골드만삭스 전망… 정상화 시점은 ‘8월 말’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걸프 해역에 발이 묶인 선박 수백 척과 선원 약 1만1,000명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단계적으로 대피시키는 대규모 작전에 착수했다. 이 작전이 완료되면 선원 안전 우려가 완화되고 선박 운항 재개의 심리적 장벽도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 휴전 합의가 유지될 경우 걸프 산유국 원유 수출(평시 하루 약 2,300만 배럴)이 오는 8월 말쯤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전망은 해협 내 지뢰 제거, 항만·터미널 시설 수리, 선주·보험사의 위험 인식 개선이 원활히 이뤄진다는 조건부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합의 이행 불확실성 여전”…완전 정상화까지 변수 산적
로이터는 일부 선박들이 여전히 호르무즈 인근에서 속도를 줄이거나 우회 항로를 택하는 등 위험 회피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해협 내 잔존 지뢰와 피격·파손된 항만 시설에 대한 복구·점검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주·보험사가 완전한 정상 운항을 허용하기까지는 수주 이상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AP와 BBC는 “더 많은 선박이 해협을 다시 통과하고 있지만 해협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