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에도 한국 선박 18척, 선원 108명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발이 묶여 있다. 해협을 빠져나온 선박이 늘고 있지만, 이란이 이른바 ‘선별 통제’ 방식을 유지하는 한 완전한 탈출까지는 외교적 변수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양수산부는 24일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대기 중이던 우리 선사 운용 선박 4척이 해협을 통과해 정상 항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종전 합의 이후 해협을 빠져나온 한국 선박은 누적 6척이 됐으며, 이번 4척에는 한국인 선원 26명이 승선해 있었다.
PGSA 승인 구조…이란의 ‘선별 통제’ 전략
이번에 해협을 통과한 4척은 앞서 먼저 빠져나온 2척과 달리,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의 공식 통항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4척 가운데 최소 2척은 HMM 소속으로, 1만6천TEU급 컨테이너선 ‘다온호’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글로리호’다.
유니버설글로리호는 원유 약 200만 배럴을 적재한 채 호르무즈를 통과했으며, 다음 달 중순 여수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나무호 피격이 남긴 구조적 리스크
현재 해협 내 한국 선박 18척 가운데 HMM 화물선 ‘나무호’는 별도 분류된다.
나무호는 지난 5월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외부 공격을 받아 두바이항으로 예인된 뒤 수리 중이다. 한국 정부 합동조사 결과, 타격에 사용된 비행체는 이란이 개발한 ‘누르’ 계열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왔으며, 정부는 사실상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했다.
나무호 피격은 한국 국적 상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직접 군사 공격을 받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운업계에서는 초대형 유조선 한 척이 200만 배럴 규모 원유를 싣고 항해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피격 사태가 글로벌 유가와 정유사 조달 전략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고 본다.
60일 유효기간 합의…불안정성 여전히 상존
미국과 이란의 현행 합의는 전쟁의 완전한 종식보다는 60일 유효기간의 휴전 연장과 종전 협상 틀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측이 공개한 14개 항 양해각서(MOU)에는 전선 전반의 전투 중단, 미 해군의 해상 봉쇄 해제,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개방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이어지자 이란이 다시 해협 폐쇄를 주장하고 미국이 이를 부인하는 등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해협 개방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구조적 불안정성이 드러났다. 해수부는 “남아 있는 선박 18척에 대해서도 이란 측과의 협의를 거쳐 안전한 통항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