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개장 직후 1,542.0원까지 치솟으며 1,540원대에 재진입했다. 주간 거래 중 1,54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8일 이후 15일 만이다.
전날 주간 거래 종가가 1,537.0원으로 하루 만에 10원 급등한 데 이어, 이날 오전 9시 11분 기준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4.4원 오른 1,541.4원을 기록했다. 이틀 연속 상승세다.
연준 긴축 전망이 쏘아 올린 달러
이번 환율 급등의 핵심 원인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지속 전망이 꼽힌다. 연준이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미 국채 금리 상승을 자극했고, 이는 달러 자산의 매력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1.073까지 오른 뒤 101.023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 인덱스가 100선을 상회한다는 것은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평균적으로 강세 권역에 있다는 의미다.
엔화도 이틀째 161엔대…아시아 통화 동반 약세
원화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엔/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161엔대를 유지하며 같은 시각 161.555엔을 기록했다.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미·일 금리 차 확대가 엔화를 캐리 트레이드의 조달 통화로 고착시키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54.01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 대비 3.19원 상승했다. 미국·이란 종전 합의 진전으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아시아 통화의 약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 1조원대 순매도…환율 상승 압력 가중
수급 측면에서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겹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장 초반 1조원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는 원화를 매도하고 달러를 매수하는 흐름으로 이어져 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는 구조다.
외환 전문가들은 원/달러 1,500원대 구간은 과거 1997년 외환위기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관찰됐던 수준으로, 시장 심리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레벨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와 단기외채 구조, 금융시스템 건전성이 당시보다 개선된 상태라는 점에서 단순 수치 비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병존한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기조 변화 신호 여부가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