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 믿다간 다 죽는다”… … 캄보디아가 선택한 위태로운 ‘생존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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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캄보디아 멀어지나
20년 만에 미국과 접선
캄보디아
리암 해군 기지 / 출처 : 연합뉴스

‘철통 동맹’이라 믿었던 중국이 전쟁터에서 손을 놓자, 캄보디아는 30년 친중 노선을 버리고 미국의 손을 잡았다. 24일 미 해군 독립급 연안전투함 USS 네틀리호가 캄보디아 리암(Ream) 해군 기지에 접안했다.

중국 자금으로 확장한 이 기지에 미 군함이 입항한 것은 20년 만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기지가 ‘중국 전용 비밀 기지’로 추정돼온 곳이라는 점이다.

300m 심해 부두, 5천 톤급 건식 독, 1천 톤급 슬립웨이, 캄보디아-중국 합동 물류훈련센터까지 갖춘 리암 기지는 사실상 중국의 인도태평양 전진기지였다.

2019년 월스트리트저널은 훈센 당시 총리가 중국군에 30년간 기지 사용권을 허용했다고 폭로했다. 캄보디아는 부인했지만, 2025년 4월 훈마넷 총리가 직접 개장식을 주재할 만큼 중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그런 기지에 미 군함이 5일간 정박했다는 것은, 캄보디아가 중국의 독점적 영향력에서 벗어나겠다는 명백한 신호다.

사무엘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캄보디아 친구들이 리암 기지가 주권 기지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시켜줬다”며 “이번 방문은 캄보디아 주권에 대한 미국의 신뢰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전투기 없이 맞선 F-16, 중국은 중립만 외쳤다

캄보디아
F-16 / 출처 : 연합뉴스

캄보디아가 돌변한 결정적 계기는 2025년 태국과의 국경 분쟁이다. 5월 프레아비하르 사원 인근에서 시작된 교전은 7월 전면전으로 비화했다.

캄보디아가 다연장 로켓을 쏘자, 태국은 F-16 전투기로 캄보디아 군 기지를 폭격했다. 11월과 12월 재교전에서만 101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난민 50만 명이 발생했다.

전투기가 없던 캄보디아는 중국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중립”만 외치며 신규 무기 지원도 거부했다. 태국의 F-16과 그리펜 전투기를 당해낼 방법이 없었던 캄보디아는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

중국은 12월 휴전 중재에 나섰지만, 캄보디아 정부와 국민은 중국은 경제 파트너일 뿐 안보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을 깨달았다.

2026년 후반 합동훈련 재개, 무기 금수도 해제

캄보디아
사무엘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 /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은 캄보디아의 변화를 재빨리 포착했다. 파파로 사령관은 리암 기지 방문에서 2017년 캄보디아가 일방적으로 취소했던 안코르 센티널 합동군사훈련 재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훈련은 2026년 후반 또는 2027년 초 실시될 예정이며, 2~3월부터 계획 수립에 들어간다. 미국은 2021년 걸었던 무기 판매 금지도 올해 초 철회했다. 캄보디아는 30억 달러 규모의 보잉 항공기 구매 계약까지 체결했다.

캄보디아는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남중국해 행동 준칙에서도 ASEAN 합의에 동참하며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에도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했다. 중국으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는 변화다.

태국은 국경 봉쇄, 중국은 FDI 73%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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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 출처 : 연합뉴스

캄보디아의 딜레마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8일 태국 총선에서 야노틴 차이라콘 총리의 품차이타 당이 194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야노틴 총리는 국경 분쟁 당시 F-16 공습을 직접 지휘하며 ‘국가 수호자’ 이미지를 굳혔다.

그는 캄보디아 국경에 100km 장벽 건설을 공약했고, 선거 직후 2001년 체결한 해양 자원 공동개발 양해각서를 전격 취소했다. 17개 국경 통과 지점 대부분도 폐쇄했다.

전통적 우방 태국과의 관계 단절로 안보 공백이 생긴 캄보디아는 미국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과의 완전한 결별은 불가능하다.

2025년 캄보디아 외국인직접투자의 73%인 34억 달러가 중국 자본이다. 캄보디아 경제의 핵심 사업들이 중국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

결국 캄보디아는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위태로운 줄타기를 시작했다. 30년간 중국만 믿고 달려온 캄보디아가 전쟁터에서 혼자 남겨진 충격은 컸다.

하지만 탄탄한 동맹 없이 벌이는 이 처절한 생존 게임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실전에서는 무용지물임이 드러난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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