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지옥철도 힘든데 “10만 원씩 내라고?”… 갑작스러운 발표에 서민들 ‘발 동동’

6월부터 수도권 지하철 요금 인상
매달 10만 원 가까운 부담 현실화
지옥철
사진 = 연합뉴스

“아침마다 지옥철 타기도 벅찬데, 이제는 돈 걱정까지 해야 하냐고요.”

매일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 모 씨(32)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관련 기사를 읽고는 고개를 저었다.

서울시가 오는 6월 중 지하철 기본요금을 150원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현재 1천400원인 기본요금은 1천550원이 되며, 하루 두 번씩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월 교통비는 최소 9만 3천 원까지 치솟는다.

서울시는 당초 3월에 인상하려던 계획을 대선 등 정치적 변수로 미루다, 최근 경기도의회가 관련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상반기 인상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최종 일정은 이달 말 서울·경기·인천·코레일 간 정책 협의를 통해 확정된다.

늘어나는 적자… “인상 외엔 답 없다”

지옥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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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번 요금 인상의 배경으로 ‘지속적인 적자 구조’를 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7천2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누적 적자는 18조9천억 원에 이르고, 하루 이자만 3억 원 이상 나가고 있다. 전기료,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오르는 동안 요금은 수년째 동결 상태였기 때문이다.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도 크다. 2023년 기준 전체 승객 중 약 17%가 무임승차로, 이로 인한 연간 손실은 약 4천억 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무임승차 제도는 국가 정책의 일환이므로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자체가 전부 떠안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지옥철
사진 = 연합뉴스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서울 지하철 요금은 낮은 편이다. 뉴욕과 런던, 파리 등 주요 도시의 단일 기본 요금은 서울보다 2~3배 이상 비싸다.

게다가 서울은 거리 비례제를 적용해 가까운 거리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승객 1인당 수송 원가는 약 1천760원이지만, 실제 수입은 환승 할인을 감안해 평균 962원에 불과하다. 이용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버스도 인상 앞둬… 이중 부담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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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경기도는 6년 만에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현재 경기도 시내버스 요금은 1천450원으로, 서울보다 50원이 낮다.

경기도는 이미 지난해 10월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연구 용역 결과를 받은 상태지만, 고물가 부담과 정치적 부담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아직 최종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인상의 필요성은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교통비 부담이 커진다는 점에서 시민 불만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운영기관의 만성 적자 구조를 방치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지옥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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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공공교통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정부의 무임수송 손실 보전, 효율적인 운임 체계 개편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하철과 버스는 여전히 시민 다수가 이용하는 필수 인프라다.

인상 소식에 당장은 불만이 터져 나오지만, 장기적인 대중교통 서비스의 질과 안전을 고려한다면 사회 전체의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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