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열풍이 거세지면서 엉뚱한 곳에서 부작용이 터지고 있다. 값비싼 주사제 대신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을 택한 소비자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이상사례 신고와 소비자 피해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5년 만에 13배 폭증한 이상사례 신고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6년 5월까지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표방한 건강기능식품 관련 이상사례 신고는 총 2,375건에 달한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증가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한눈에 드러난다.
2020년 72건, 2021년 57건, 2022년 85건으로 한 자릿수 또는 두 자릿수 초반에 머물던 신고 건수는 2023년 217건으로 급등한 뒤 2024년 717건, 2025년 920건으로 치솟았다. 올해도 5월까지만 307건이 접수됐다.
가장 큰 피해자는 60대 이상 고령층
더 주목해야 할 것은 피해 계층이다. 2025년 신고 건수를 연령별로 분석하면 60대 이상이 279건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151건, 40대 122건이 그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 신고는 전년도 77건에서 1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집중 피해에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처방이 필요한 주사제 비만치료제에 접근하기 어려운 고령층이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건강기능식품·일반식품으로 몰리는 데다, SNS 광고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세대가 과장 광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여러 만성질환 약을 복용 중인 고령층이 성분·상호작용 정보 없이 다이어트 식품을 섭취할 경우 부작용 위험은 더욱 커진다.
‘전액 환불’ 약속도, ‘위고비 성분’도 거짓이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다이어트 식품 피해구제 신청도 2021년 56건에서 2025년 152건으로 4년 사이 약 2.7배 증가하며 총 484건에 달했다. 피해 유형은 단순 부작용을 넘어 명백한 사기에 가깝다.
소비자원에는 ‘위고비 성분 함유’처럼 광고했지만 실제 성분표에는 관련 내용이 전혀 없었던 사례, SNS 광고를 보고 구매 후 사업자와 연락이 끊긴 ‘먹튀’ 사례, “효과 없으면 전액 환불”을 믿고 구입했다가 환불을 거부당한 사례가 다수 접수됐다. 한국소비자원이 별도로 조사한 시중 ‘다이어트 표방 식품’ 16개 제품은 모두 일반식품으로 확인됐는데, 그 중 14개가 체지방 감소를 암시하는 과도한 광고로 소비자를 오인시키고 있었다.
식약처도 하스카프베리·알부민 식품 등을 건강기능식품 또는 의약품처럼 부당 광고한 21개 업체를 적발한 바 있다. 일반식품을 마치 비만치료제 대체재처럼 포장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