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이 살수록 연금이 줄어드는 나라. 현행 기초연금 제도 아래서 부부 수급자가 겪는 현실이다.
결혼을 유지한 채 노후를 함께 보내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 손해가 되는 역설적 구조가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다.
2026년 기준 기초연금 단독 가구 최대 수령액은 월 34만 9,700원이다. 부부가 모두 수급자일 경우 각각 20%를 삭감한 월 27만 9,760원씩 받게 되며, 두 사람의 합산액은 55만 9,520원에 그친다.
단독 가구 두 명이 각각 최대액을 받을 때의 합산인 69만 9,400원과 비교하면 매달 13만 9,880원이 적은 셈이다.
이 차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약 167만 8,560원, 10년 누적이면 단순 계산으로 약 1,678만 5,600원에 달한다. 이처럼 고착화된 금전적 불이익이 쌓이면서, 일부 고령층 사이에서는 연금을 온전히 받기 위해 서류상 위장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국회는 2028년 전면 폐지, 정부는 저소득층부터 단계적 완화
정치권과 보건복지부 모두 부부감액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그 속도와 방식은 차이가 있다.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감액률을 2026년 10%, 2027년 5%로 낮춘 뒤 2028년 전면 폐지하는 일괄 방식을 담고 있다.

정부 검토안은 소득 하위 40% 노인 부부를 우선 대상으로 삼아 2027년 감액률 15%, 2030년 1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향이다. 두 방안 모두 아직 확정된 제도는 아니지만,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이 단독 가구 월 247만 원·부부 가구 월 395만 2,000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만 원·37만 2,000원 인상된 올해, 감액 완화 논의까지 본격화되면서 수급 부부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감액 폐지 시행되면 재신청 없이 자동 반영…월 80만 원 시대 열리나
반가운 사실은 감액 완화 또는 폐지가 시행되더라도 기존 수급자가 주민센터를 별도로 방문해 재신청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변경된 감액률은 전산망을 통해 개인 수령액에 자동 반영되므로, 수급 부부들은 시행 시기에 맞춰 계좌 입금액 변화만 확인하면 된다.
향후 기초연금이 월 40만 원 수준으로 인상되고 부부감액까지 폐지될 경우, 부부 합산 수령액은 월 80만 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인상 시기와 감액 폐지 여부는 미확정 상태이며, 재정 부담 급증과 극빈곤층 역전 현상 우려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연금이 줄어드는 구조는 오래된 불합리였다. 제도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노후를 함께 보내는 많은 부부 수급자의 생활이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만큼, 입법과 행정의 속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