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뜻밖의 고백에 ‘깜짝’, 대체 무슨 일?

연휴에도 매출은 ‘개점휴업’
국내 소비는 뚝, 해외로는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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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황금연휴가 반가워야 할 자영업자들이 도리어 한숨만 내쉬었다. 긴 연휴가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사람들은 지갑을 닫거나 아예 해외로 떠났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연휴 특수’는 실종되고, 도심의 자영업자들에겐 오히려 ‘매출 공백기’가 되어버렸다. 한국 경제의 체온을 짐작케 하는 소비지표마저도 연휴 기간 크게 식어버렸다.

신용카드 사용 급감…연휴에 소비는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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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올해 5월 초 이어진 황금연휴(3~6일) 동안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고, 전주 대비로는 무려 18.4%나 줄었다.

통계청이 5월 28일 발표한 나우캐스트 자료에 따르면, 소비가 집중될 것이라던 연휴가 오히려 지출 억제 기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온라인 소비도 마찬가지다. 3~9일 사이 온라인 지출은 전년보다 5.1%, 전주보다 18.9% 줄었다. 가맹점 카드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3.4% 감소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 연휴의 소비 흐름이 금리 결정의 중요한 데이터”라며 주목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은행은 29일 발표 예정인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크게 낮출 것으로 보이며, 기준금리도 2.75%에서 2.50%로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황금연휴에 텅 빈 오피스가…“연휴가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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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심 상권을 중심으로 자영업자들의 체감 경기는 심각했다. 광화문과 강남 등 오피스 밀집 지역의 음식점, 카페 등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역삼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황금연휴 전 목요일이 근로자의 날이라, 회사들이 금요일까지 다 쉬는 바람에 손님이 아예 없었다”며 “가게는 열었지만 매출은 없었다”고 말했다.

광화문 복합상가의 한 음식점 종업원은 “도로변은 그나마 나았지만, 지하나 2·3층에 있는 식당들은 손님 구경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샐러드 매장을 운영하는 또 다른 자영업자는 “대부분의 손님이 점심에 오는 직장인들인데, 연휴 동안엔 문을 열어도 인건비도 안 나온다”며 허탈함을 토로했다.

소비자, 지갑 닫고 해외로 눈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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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가 줄어드는 사이, 해외 카드 사용은 반대로 급증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6일까지 해외 카드 이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용 건수는 20.1%, 이용자 수는 13.7% 늘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높은 물가와 고환율에도 불구하고,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나은 경험을 기대하는 수요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국내 업종별 카드 사용 변화도 이를 뒷받침한다. 음식점과 카페 이용액은 각각 8.1%, 7.4% 늘었지만, 편의점, 백화점, 마트, 주유소 등은 전반적으로 감소세였다. 놀이공원만 유일하게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을 뿐이다.

연휴 특수는 옛말…백화점·아웃렛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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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효과를 기대했던 유통업계도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백화점과 아웃렛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매출 대박’은커녕 주말 수준의 매출조차 버거운 수준이었다.

한 대형 유통사 관계자는 “사람들은 몰려오지만 식음료 매장이나 근처 나들이 정도에 그치고,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과거처럼 연휴 효과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연휴에 도심 상권은 공동화 현상을 겪으며 하루 매출이 통째로 날아가는 상황”이라며 “내수 활성화를 위해 소비 쿠폰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황금연휴를 맞아 떠나자, 자영업자들은 매출을 잃었다. 고물가와 경기 불안, 심리 위축이 만든 ‘황금연휴의 역설’은 한국 경제가 맞닥뜨린 구조적인 소비 침체를 상징한다.

자영업자들은 “황금연휴 내내 쉬지도 못하고 매출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연휴는 누군가에겐 쉼이지만, 누군가에겐 생계의 위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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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영업자분들도 힘드시겠지만 일부 연휴 특수노려 바가지 씌우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니 더 저렴한 해외로 눈을 돌린ㄷㄴ거지요. 자영업자 분들도 소비자도 윈윈 하는 방도를 같이 모색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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