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 온다…1950년 이후 최강, 지구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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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엘니뇨 발생
가뭄으로 바짝 말라붙은 미국 캔자스주의 한 농가 / 연합뉴스

지구가 유례없는 열기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는 올해 엘니뇨 현상이 공식 시작됐으며, ‘슈퍼 엘니뇨’로 발전할 확률이 63%에 달한다고 밝혔다. 1950년 이후 가장 강력한 엘니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며 전 세계 기상 패턴에 대규모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이 가운데 수온이 평년보다 2℃ 이상 높아지는 극단적 상황을 ‘슈퍼 엘니뇨’로 부른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5~2016년으로, 당시 최대 수온 편차는 약 +2.8℃에 달했다.

서태평양의 뜨거운 물이 동쪽으로 수천km 이동

슈퍼 엘니뇨 발생
엘니뇨 현상 / 연합뉴스

이번 슈퍼 엘니뇨의 전조는 이미 해수면 아래에서 포착되고 있다. 기후예측센터에 따르면, 수심 약 182~304m에서 비정상적으로 뜨거운 해수가 서태평양에서 동부 열대 태평양 방향으로 수천 km를 이동한 뒤, 남아메리카 인근 해역에서 수면으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이는 과거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하기 직전에도 반복됐던 전형적 패턴이다. NOAA 분석에서는 해수 온도가 평균보다 최대 약 2.5℃ 높아지는 ‘이례적으로 강한 엘니뇨’가 형성될 가능성을 약 80%로 제시한 모델도 있다. 이번 엘니뇨는 올가을까지 지속될 확률이 사실상 100%이며, 겨울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기후예측센터는 밝혔다.

1982년·1997년·2015년…역대 슈퍼 엘니뇨가 남긴 상처

슈퍼 엘니뇨는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지만, 그 피해는 광범위하고 심각하다. 1982~1983년에는 남미 폭우와 아시아·아프리카 가뭄이 동시에 발생했다. 1997~1998년 슈퍼 엘니뇨는 인도네시아·호주 대형 산불, 페루·미국의 대홍수, 전 세계 곡물 생산 차질과 식량 가격 급등을 불러왔다.

2015~2016년에는 인도·동남아 폭염과 가뭄, 남미와 동아프리카의 홍수, 전 세계 산호초 대규모 백화 현상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처럼 슈퍼급 엘니뇨가 예고될 경우, 농업 생산 차질, 식량 가격 변동, 수력발전 감소, 에너지 수요 급증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지구온난화 위에 슈퍼 엘니뇨가 겹친다면

문제는 이번 슈퍼 엘니뇨가 이미 가열된 지구 위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기후예측센터는 진행 중인 지구 온난화에 슈퍼 엘니뇨까지 겹치면, 내년이 현재까지 역대 최고 기록인 2024년을 넘어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니뇨는 통상 지구 평균기온을 추가로 0.1~0.2℃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데, 이미 뜨거워진 기후 기반 위에서는 그 파급력이 훨씬 클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예측의 한계도 분명히 경고한다. 유엔 계열 기구는 “엘니뇨의 정확한 시기와 강도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슈퍼급 강도에 도달하지 않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63%’라는 확률은 3분의 1에 가까운 시나리오에서 슈퍼 엘니뇨로 발전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슈퍼 엘니뇨는 자연현상이지만, 그 충격은 에너지·식량·보험·기후정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전달된다. 예측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사회적 준비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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