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2개월 연속 100%를 넘어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대출 규제로 일반 매매 진입이 막힌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옮겨간 결과다.
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0.8%를 기록했다. 4월(100.5%)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낙찰이 이뤄진 것이다.
재건축·외곽 구축까지…낙찰가율 100% 넘는 사례 속출
이번 강세는 특정 단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재건축 아파트가 감정가를 크게 웃도는 가격에 낙찰되며 상승을 주도했고,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외곽 구축 대단지에서도 낙찰가율 100%를 넘기는 사례가 잇따랐다.
반면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5.9명으로 전달(7.5명)보다 1.6명 줄었다. 진행건수도 140건으로 전월(152건) 대비 약 8% 감소했다. 경쟁 열기는 다소 식었지만, 남은 수요는 높은 가격을 기꺼이 치르는 구조다.
전국은 ‘낙찰률 약세·낙찰가율 방어’ 엇갈린 흐름

전국 아파트 경매는 온도차가 뚜렷하다. 5월 전국 아파트 낙찰률은 34.3%로 전월(35.7%) 대비 1.4%p 하락하며 2023년 6월(32.9%)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진행건수(3,204건)와 평균 응찰자 수(5.7명)도 동반 감소해 202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전국 낙찰가율은 87.3%로 4개월 연속 87%대를 유지했다. 거래량은 줄지만 가격은 버티는 ‘적게 팔리고 비싸게 팔리는’ 양극화 구조가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경기 아파트는 낙찰가율 89.0%로 전월(86.3%) 대비 2.7%p 오르며 지난해 6월(89.7%)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과천·광명·분당 등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의 신축급 아파트에 매수세가 집중된 결과다. 다만 진행건수(694건)는 전월(974건) 대비 약 29% 급감했다. 지방 8개 도에서는 강원(88.0%)이 전월(80.8%) 대비 7.2%p 오르며 전국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고, 전북(86.4%)도 5.8%p 상승하며 5개월 만에 반등했다.
“규제 피해 경매로 우회”…정책 실효성 논란도
경매시장이 주목받는 핵심 이유는 규제 구조에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일반 매매는 실거주 의무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경매를 통한 매입은 해당 의무 적용에서 벗어날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상 거래 통로를 규제로 막아놓으니,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덜한 경매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경매 낙찰가가 감정가를 지속적으로 웃돌면, 해당 가격이 주변 시세의 상향 기준점으로 작용해 일반 매도자의 호가를 다시 밀어 올리는 역전파 우려도 있다”고 진단했다.
대전 낙찰가율(81.3%)이 전월(85.2%) 대비 3.9%p 급락하며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지역 간 온도차도 심화되고 있어, 지역별 펀더멘털을 세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