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보기 힘든 이국적 불교 건축”… 무료로 만나는 서해 명소

댓글 0

바다를 건넌 첫 가르침
천년 역사의 포구
시간 위에 선 법성포
서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남 영광 법성포)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면에 자리한 법성포는 서해안의 평범한 포구가 아니다. 조선시대 수군과 조운의 중심지이자 세곡이 모여들던 물류 거점으로 번성했던 역사도시이며, 동시에 백제 불교가 시작된 상징적인 장소로 평가받는 곳이다.

법성포의 역사는 바다와 함께 성장해 왔다. 칠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조기로 전국적인 파시가 형성되면서 경제적 번영을 누렸고, 12개 고을의 곡식이 모여들고 다시 전국으로 운반되던 핵심 항구 역할을 담당했다.

1895년에는 715호의 민가가 자리할 정도로 번성해 당시 영광읍보다 규모가 큰 지역으로 기록될 만큼 활기를 띠었다.

한때 성안에는 향교를 비롯해 문루와 군기고, 진창, 환상고, 조복고 등 다양한 관아 시설과 창고가 밀집해 있었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동학농민운동 등 수많은 역사적 격변을 거치며 대부분 소실됐다.

서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남 영광 법성포)

현재는 진내리 마을 뒤편에 남은 성터 흔적과 옛 우물, 일부 유적만이 과거의 번영을 전하고 있다.

법성포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백제 불교 전래의 출발점이라는 역사적 의미 때문이다. 서기 384년 인도 간다라 출신 승려 마라난타가 중국 동진을 거쳐 백제 땅에 처음 발을 디딘 장소로 전해진다.

전해지는 이야기에는 원래 ‘아무포’로 불리던 지명이 불교의 ‘법’과 성인 마라난타의 ‘성’을 따 ‘법성포’가 됐다는 설명도 담겨 있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조성된 곳이 바로 백제불교최초도래지다. 법성포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한 이 공간은 백제 불교의 시작을 기념하는 문화관광지로 꾸며졌다.

서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남 영광 법성포)

백제불교최초도래지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간다라 양식 건축이다. 일반적인 한국 사찰의 목조건축과 달리 석조 중심의 건축물이 조성돼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약 1만3000평 규모의 부지에는 사면대불상과 탑원, 부용루, 간다라유물관 등이 들어서 있으며 역사와 문화, 종교적 상징성을 함께 담아낸다.

높이 23.7m의 사면대불상은 이곳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네 방향에서 서로 다른 모습의 부처를 만날 수 있는 구조로 조성돼 있으며 멀리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법성포 앞바다와 함께 어우러진 풍경은 방문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서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남 영광 법성포)

탑원 역시 주목할 만한 공간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파키스탄 탁트히바히 수도원을 본떠 조성된 장소로, 중앙탑을 중심으로 작은 수행 공간이 배치돼 있다.

한국 불교 건축과는 다른 독특한 구조 덕분에 백제 불교의 뿌리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부용루는 전통 누각 형식과 간다라 양식이 결합된 건축물이다. 석벽에는 부처의 생애와 전생 이야기를 담은 부조가 새겨져 있으며, 2층에서는 법성포 바다와 사면대불상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서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남 영광 법성포)

관람은 무료이며 연중무휴 운영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며 주차장 이용도 무료다. 관람 시간은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오늘날의 법성포는 단순한 항구 관광지가 아니다. 조선시대 해상 물류의 중심지였던 역사와 백제 불교 전래의 출발점이라는 문화적 가치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서해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길 위에서 천년의 시간과 마주하는 여행지, 영광 법성포의 특별한 매력이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