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가구 구매 후 ‘환불 불가’에 동의해야 산다?… 불공정 약관 실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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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가구 구매 소비자 분쟁
연합뉴스

가구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때 ‘환불 불가’에 동의해야만 결제가 완료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가상의 사례가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실제 국내 주요 가구 판매업체의 온라인몰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공정 관행이 광범위하게 확인됐다.

5년간 1,052건…가구 배송 분쟁 ‘현재진행형’

한국소비자원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접수된 온라인 가구 배송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총 1,052건에 달한다고 16일 밝혔다. 연평균 약 200건 수준으로, 2025년 한 해에만 239건이 접수되는 등 분쟁은 줄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은 이 기간 동안 피해구제 신청이 많았던 온라인 가구 판매업체 6개사의 자사몰을 대상으로 배송 절차 정보 제공, 반품 비용 표시, 약관 적정성 등을 집중 조사했다.

‘배송 현황 확인 불가’에 ‘환불 불가 동의’까지…위반 실태 총정리

전자상거래법은 온라인 판매업체가 소비자에게 배송 절차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 대상 6개사 중 5개사는 관련 정보를 아예 표시하지 않거나, 전산상 배송 상태가 실제 배송과는 무관하다고 안내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정보 제공 의무를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품 비용 표시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반품비 등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명확히 안내한 업체는 6개사 중 2개사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소비자 부담’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주문 단계에서 반품비 금액 자체를 확인할 수 없는 구조로 운영됐다.

가장 심각한 위반 사례는 청약철회권 침해다. 일부 업체는 ‘환불 불가’ 조항에 동의해야만 구매가 가능하도록 설계하거나, 청약철회 시 상품 가격의 30%를 위약금으로 부과했다. 심지어 ‘7일 이내에 가구가 업체에 도착해야만’ 청약철회를 인정하는 업체도 있었다. 전자상거래법은 상품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 철회 의사를 표시하면 권리가 인정되는데, 이를 ‘물리적 반품 도착’으로 뒤바꾼 것이다.

약관 속 ‘면책 조항’… 법이 보장한 권리마저 지운다

조사 대상 6개사 중 3개사의 약관에서는 사업자의 책임을 광범위하게 면제하거나 소비자의 권리 행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이 발견됐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규제법)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고객의 권리 행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약관을 무효 또는 시정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정면 충돌이 우려된다.

한편,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환불 요청 후 3영업일 이내에 환불을 완료해야 하며, 이를 지연할 경우 소비자는 연 15%의 지연이자를 청구할 수 있다. 온라인 가구 분쟁 시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소비자원 권고와 소비자 스스로의 대비책

한국소비자원은 가구 판매업체에 ▲배송 절차 및 반품비 정보 제공 강화 ▲부당한 면책 조항 개선 ▲청약철회 제한 규정 삭제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소비자원 측은 “가구 구매 전 배송 가능 여부와 배송비, 반품 요건 등 거래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전 ‘환불 불가’, ‘업체 도착 기준 청약철회’, ‘사업자 책임 전면 부인’ 등의 문구가 약관에 포함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설치 후 하자가 발견되면 즉시 업체에 통보하고, 사진과 영상으로 증거를 남기는 것이 분쟁 해결의 첫걸음이다. 해결이 안 될 경우 한국소비자원 공식 상담 채널(1372)을 통해 피해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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