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주머니 거덜 난다”… 똑같은 코인이 유독 한국에서만 비싸게 팔리는 ‘기막힌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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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연합뉴스

비트코인을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에 도입되려면, 법률·가격·인프라라는 세 겹의 장벽을 동시에 허물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한국거래소(KRX)로부터 제출받은 ‘가상자산 장내 상품 도입을 위한 연구 용역’ 보고서가 15일 공개됐다. KRX가 2025년 9월 자본시장연구원에 발주한 이 용역은 미국·영국·독일·캐나다·호주·홍콩 등 6개국 사례를 분석해 올해 4월 제출됐다.

보고서 공개 하루 전인 14일, 금융위원회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지원을 공식 과제로 명시했다. 정책 드라이브와 제도 설계가 동시에 맞물리는 모양새다.

법이 가상자산을 모른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ETF의 기초자산을 금융투자상품, 통화, 일반상품 등으로만 한정한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이 범주에 포함되지 않아, 국내 자산운용사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아예 발행할 수 없는 구조다.

금융위는 2024년 1월, 증권사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도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보고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기초자산 범위에 ‘가상자산’을 추가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못 박았다. 정부·여야 모두 관련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지만,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하반기 국회 논의 결과에 달려 있다.

같은 코인, 다른 가격

국내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연합뉴스

‘김치 프리미엄’은 같은 가상자산이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이다. 자본시장법은 ETF 기초자산 가격을 합리적이고 적정한 방법으로 산출하도록 규정하는데, 국내외 가격 괴리가 클 경우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법적 문제가 생긴다.

보고서는 이 문제의 해법으로 차익거래의 제도화를 제시했다. 지정참가회사(AP)가 해외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가상자산을 매수해 국내에 들여와 ETF를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국내외 가격 차이가 아비트라지를 통해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논리다.

헤지할 곳도, 맡길 곳도 없다

현재 국내에는 제도권 가상자산 선물·옵션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AP가 ETF 설정·환매 과정에서 대량의 비트코인을 사고팔아야 할 때, 가격 급변 위험을 상쇄할 파생상품 수단이 없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이 때문에 가상자산 선물 시장 개설을 선행 과제로 제시했다.

수탁 인프라도 빈칸이다. 보고서는 은행이 ETF의 1차 신탁업자로서 법적 소유권을 갖고, 실제 가상자산 보관·관리는 새로 신설할 ‘가상자산 특화 신탁 라이선스’를 취득한 가상자산사업자(VASP)에게 재위탁하는 이중 구조를 현실적 대안으로 제안했다. 아울러 증권사가 VASP 자격을 취득해 가상자산 현물·선물을 직접 거래하며 프라임 브로커(PB) 역할을 맡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ETF부터 먼저 허용해 운영상 문제를 점검한 뒤, 알트코인 ETF를 추가 허용하는 단계적 접근을 권고했다. 시장에 따르면 일본이 2027년 중반을 전후해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을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입법·인프라 정비 속도를 동시에 높이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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