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 자동차 업계 ‘초비상’ 속 현대차만 웃는다

희토류 수출 제한에 생산 중단 속출
현대차는 여전히 안정세
공급망 다변화가 위기 막았다

희토류 수출 통제 두 달,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라인 중단이라는 직격탄을 맞는 사이, 한국 완성차 업계는 비교적 차분하다.

현대차는 약 1년 치 재고를 비축해두며 위기에 대응했고, 정부도 6개월 이상의 공공 비축분을 확보한 상태다. 리스크는 상존하지만, 준비된 기업은 오히려 이번 사태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공급 막힌 서구, 멈춰선 공장들

지난 4월 중국이 디스프로슘, 이트륨 등 6종의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이후, 미·유럽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빠르게 직격탄을 맞고 있다. 포드는 시카고 공장에서 ‘익스플로러’ SUV 생산을 일주일간 멈췄고, 벤츠와 BMW는 부품 부족에 대비해 재고 쌓기에 나섰다.

유럽자동차부품협회는 “수출 허가서의 단 25%만 통과됐다”며 일부 생산라인이 멈춘 실정을 공개했다. 여기에 MEMA(미국자동차부품협회)도 백악관에 공급망 위기에 대한 즉각 대응을 촉구했다.

희토류는 전기차의 모터, 전자 센서, 파워 스티어링 등에 필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전동화 시대로 접어들수록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은 이 희귀 광물 가공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현대차 “1년은 문제없다”…K업계 선제대응 빛나

글로벌 기업들이 대혼란에 빠진 사이, 현대차는 미리 준비한 재고로 여유 있는 대응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현대차 IR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단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경쟁사들보다 훨씬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생산을 최소 1년은 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운영 안정성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며 “적절한 재고 수준을 유지 중”이라는 공식 입장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희토류 비축량과 관련해 “디스프로슘과 이트륨 등 주요 품목의 공공 비축량은 6개월 이상”이라고 밝혀, 당장의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장기전 대비는 여전히 과제…“대체재 개발 필요”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일시적일 수 있으나,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대란’처럼 완성차 생산 전체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중국은 최근 우회 수출까지 차단하는 규정을 추가하며,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국내 업계는 비축과 공급 다변화로 1차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향후 자원 공급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상수로 고려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존재하지만, 효율성과 소음 등 성능 한계가 있어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계속된다면 결국 대체재로 시선이 옮겨지고, 이는 중국 지배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발 희토류 통제는 단순한 수출 규제가 아닌,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뒤흔드는 ‘자원 패권 경쟁’의 서막이다. 준비된 한국 기업의 대응은 위기 속 희망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자립적 공급망 구축이 유일한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