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한 지 단 3거래일 만에 아마존을 시가총액에서 추월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미국 증시에 데뷔한 스페이스X가 공모가 대비 62% 이상 급등하며 글로벌 빅테크 판도를 흔들고 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현지시간 6월 16일 스페이스X 주가는 장중 220달러를 돌파했다. 공모가 135달러와 비교하면 62% 이상 상승한 수치로, 아마존이 5년에 걸쳐 달성한 상승률 45%를 단 3거래일 만에 넘어선 것이다.
주가 급등에 따라 시가총액은 순간적으로 2조 9,400억 달러(약 4,435조원)까지 불어나며, 아마존(2조 6,700억 달러)과 마이크로소프트(2조 9,200억 달러)를 동시에 제치고 글로벌 시총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소폭 조정됐으나, 여전히 시총 5위를 유지하며 아마존을 앞서고 있다.
역대 최대 IPO, 개인투자자가 불붙였다
스페이스X는 이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거래소에 상장하며 750억~800억 달러 규모의 공모를 단행했다. 2014년 알리바바의 약 25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 IPO로 평가받는다.
IPO 신청서(S-1) 분석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목표 기업가치는 1조 7,500억 달러로 제시됐다. 이는 2025년 연매출 기준 187억 달러를 바탕으로 한 주가매출비율(P/S) 약 93배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성장 기대가 선반영된 고밸류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투자자 자금의 쏠림도 주가 급등을 이끈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리서치 업체 밴다 리서치는 NBC 방송에 “최근 2거래일간 개인투자자들이 스페이스X를 순매수한 규모가 이들의 지난주 미국 증시 전체 순매수 규모와 맞먹는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단일 종목 쏠림 현상을 2021년 밈주식 사태와 유사한 구조적 위험으로 지목하는 시각도 있다.
‘그록’의 약점 메우기…커서 600억 달러 인수 공시
주가 급등 당일, 스페이스X는 AI 전략을 구체화하는 대형 M&A를 동시에 발표했다. AI 코딩 앱 ‘커서(Cursor)’의 모회사 애니스피어를 6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교환 방식으로 합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것이다.
커서는 개발자가 자연어로 명령을 내리면 코드를 자동으로 생성·수정해 주는 이른바 ‘바이브 코딩’ 기술을 앞세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다. 2025년부터 바이브 코딩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업계 최대 주목 스타트업 중 하나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페이스X는 앞서 올해 2월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를 인수한 바 있다. xAI의 AI 모델 ‘그록(Grok)’은 경쟁사 대비 코딩 성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장에 따르면 커서 인수는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스페이스X의 상장은 곧 IPO를 준비 중인 오픈AI, 앤스로픽 등의 밸류에이션 기대치에도 영향을 줄 벤치마크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2026년이 스페이스X를 포함한 초대형 AI·테크 기업들의 잇따른 상장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의 지형 자체가 재편되는 원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