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만이 어쩌다가 이런 취급?” … 기아의 첫 글로벌 픽업트럭, 출시 3개월 만에 ‘결국’

호주 출시 3개월 만에 가격 인하
판매 부진 속 300만 원 내림 감행
무상 스포츠 패키지로 반전 노려

기아의 첫 글로벌 픽업트럭 ‘타스만’이 호주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출시 3개월 만에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기아가 결국 가격 인하 카드를 꺼냈다.

상위 트림 ‘X-라인’의 판매가를 300만 원 낮추고, 별도 옵션이던 ‘스포츠 패키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약 648만 원가량의 실질 할인 효과를 얻게 된다.

기아 타스만, 호주 시장서 ‘조기 제동’

호주 시장 진출 당시 타스만은 강렬한 디자인과 준대형 트럭다운 성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소비자 반응은 냉정했다.

현지 자동차 전문 매체 ‘DRIVE’에 따르면, 타스만은 출시 후 3개월 동안 2,262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토요타 하이럭스가 14,546대, 포드 레인저가 13,739대, 이스즈 D맥스가 6,654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하다.

기아 호주법인 최고운영책임자 데니스 피콜리는 “7월 차량이 딜러에 도착하기 전까지 약 2,500건의 사전 주문이 있었지만, 이후 판매 추세가 예상보다 더디다”고 전했다.

기아는 올해 말까지 1만 대를 인도하고 내년에는 2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 상황으로는 매달 2,500대 이상을 팔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300만 원 인하·스포츠 패키지 무상…가격 승부 나선 기아

기아는 최근 타스만 X-라인의 판매가를 6,602만 원에서 6,323만 원으로 낮췄다. 여기에 소프트 톤노 커버, 사이드 스텝, 메탈릭 페인트, 스포츠 바 등이 포함된 369만 원 상당의 ‘스포츠 패키지’를 전 차종에 무료로 제공한다.

기아 관계자는 “소비자 체감 가치를 높여 시장 반응을 개선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혜택은 오는 10월 말까지 한정 제공된다.

가격 인하와 동시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싱글 캡 섀시’ 모델이 향후 상용차 수요층을 공략할 핵심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는 이 모델이 본격 판매되면 법인 및 정부 기관 등 대량 구매 시장을 중심으로 타스만의 판매가 회복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목표는 여전하다…기아의 ‘반전 시나리오’

기아는 타스만을 통해 호주 픽업트럭 시장에서 토요타, 포드, 이스즈에 이어 4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수치는 목표 달성까지 험난한 길을 예고한다.

현지 매체들은 “기아가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단기적인 손해를 감수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호주 시장은 글로벌 픽업트럭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 중 하나로, 이번 타스만의 행보는 향후 기아의 해외 전략 방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