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처음으로 25%를 넘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신차 4대 중 1대 이상이 수입차인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변화를 이끈 주인공은 전통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었다. 테슬라와 BYD, 두 전기차 브랜드가 시장 구조 자체를 뒤흔들었다.
25%의 벽을 넘다… 수입차 역대 최고 기록 행진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의 잠정 통계에 따르면, 2026년 5월 신규 등록 승용차 11만5천680대 중 수입차는 2만9천860대로 점유율 25.8%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처음 25%를 돌파한 수치다.
6월에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이 3만8천59대까지 늘며 점유율 25.9%로 다시 한 번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한 수치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18만4천32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수입차 비중은 2012년 10%, 2015년 15%, 2025년 20.3%를 각각 돌파하며 꾸준히 상승해 왔다. 그러나 2026년의 속도는 차원이 다르다. 2월 이후 5개월 연속으로 20%를 웃돌더니 단숨에 25% 고지를 점령했다.
테슬라 192% 폭증… BMW·벤츠 합산을 넘어선 충격
2026년 상반기 수입차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테슬라다. 상반기 신규 등록 5만6천139대로 수입차 전체의 30.5%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192% 급증한 수치다. 수입차 10대 중 3대가 테슬라인 셈이다.
6월 한 달만 놓고 봐도 테슬라(1만1천119대)와 BYD(4천652대)를 합산하면 1만5천771대로, BMW(6천569대)와 메르세데스-벤츠(5천565대)를 더한 1만2천134대를 가뿐히 넘어섰다. ‘수입차=독일 3사’라는 공식이 사실상 무너진 장면이다.
BYD도 상반기 1만1천675대를 기록하며 렉서스와 아우디를 제치고 브랜드 순위 4위에 올랐다. 상반기 수입차 전체 증가분 약 4만6천대 중 테슬라·BYD 합산 증가분이 4만7천대에 달한다.
전기차 비중 첫 51%… 수입차 시장의 연료 지도가 바뀐다
6월 수입 승용차 중 전기차 비중은 51.1%로 사상 처음 절반을 넘었다. 하이브리드(39.7%)까지 합치면 전동화 차량 비중은 90.8%에 달한다. 가솔린은 8.4%, 디젤은 불과 0.7%에 그쳤다. 내연기관 중심이던 수입차 시장의 연료 지형도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수입차 최다 판매 차종은 테슬라 SUV 모델Y다. 4천999만원부터 시작하는 이 모델은 5월 국산차를 포함한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6월에는 현대차 그랜저 신차 출시로 2위로 내려왔지만, 전통적으로 국산 대형 세단이 독점하던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수입 전기 SUV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상징적이다.
테슬라·BYD의 약진은 국산 완성차 업계와 전통 수입 브랜드 모두에 압박이다. 프리미엄 세단 수요를 4~5천만원대 전기 SUV가 잠식하는 구조가 굳어지면, ‘독일차=수입차의 왕좌’라는 등식은 더 빠르게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