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벌 때 원금 90% 날렸다”…코스피 역대급 불장에 눈물 흘린 ‘곱버스’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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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상반기 ETF 수익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수익률 상위 12위까지를 레버리지 상품이 독식했다. 그 정점에는 수익률 764%를 기록한 반도체 레버리지 ETF가 있었고, 반대편에는 원금의 약 90%를 잃은 ‘곱버스’ 투자자들이 존재했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2026년 1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집계된 ETF 수익률에서, 반도체·IT 레버리지와 지수 추종 레버리지 상품이 상위권을 사실상 싹쓸이했다. 코스피가 같은 기간 99.20% 상승해 세계 주요 지수 중 1위를 기록한 결과다.

반도체 레버리지 ‘삼총사’의 압도적 질주

수익률 1위는 ‘TIGER 200IT레버리지’로 상반기 상승률이 764.07%에 달했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SK스퀘어·삼성전기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을 편입한 이 ETF는 기초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구조다.

2위 ‘KODEX 반도체레버리지'(493.80%)와 3위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361.23%)가 그 뒤를 이었다. 4위부터 12위까지도 ‘HANARO 200선물레버리지'(331.93%), ‘TIGER 레버리지'(328.40%) 등 코스피 지수 추종 레버리지 ETF가 차지했다.

상위 1~13위는 전부 국내 주식형 ETF였으며, 해외 주식형 중 최고 수익률은 14위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281.08%)였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93.55% 상승하며 한국 코스피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한 덕분이다.

2026년 상반기 ETF 수익률
연합뉴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등장과 변동성 폭발

지난 5월 27일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이 코스피에 일제히 상장됐다. 상장 이후로만 보면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7종이 수익률 1~7위를 휩쓸었다.

그러나 이면에는 극단적인 리스크가 따랐다. 코스피 급락일에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평균 -24.6%,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평균 -25.6% 손실을 기록했다. 당일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74.26까지 치솟으며 최근 수년간 최고 수준의 공포 지수를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 유명간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구조적으로 높아졌다”며 “국내외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레버리지 ETF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장 마감 전후 대규모 선물·현물 매매를 수행하는데, 글로벌 투자은행 분석에 따르면 지수가 5% 변동하는 것만으로 약 47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추가 리밸런싱 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

‘곱버스’ 참패와 하반기 전망

상반기 수익률 최하위는 코스피 하락에 2배로 베팅하는 인버스 ETF, 이른바 ‘곱버스’ 상품들이었다. ‘KIWOOM 200선물인버스2X'(-89.26%)를 비롯해 하위 1~5위 모두 -88%대 손실을 기록했다. 코스피 상승장에서 방향을 반대로 잡은 투자자들이 원금 대부분을 잃은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유자의 약 92%가 개인 투자자라는 점을 우려하며 추가 규제 검토를 공식화했다. 당국은 원래 홍콩 상장 레버리지 반도체 ETF로 빠져나가는 국내 자금을 국내로 흡수하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허용했지만, 예상을 웃도는 변동성 확대로 정책 방향을 재검토하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 하재석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고 밸류에이션 부담도 낮아 당분간 반도체 ETF 선호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유명간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로 변동성은 커졌지만 결국 주가 방향성은 실적과 동행한다”며 “주도주 중심의 대응이 유리하나 쏠림보다는 확산을 준비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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