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이스X가 오는 12일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역대급 IPO 로드쇼를 진행하는 가운데, 주관사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AI 매출 100배’ 전망이 시장에서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낙관론과 회의론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이 숫자가 어떤 전제 위에 세워진 것인지에 시선이 쏠린다.
골드만삭스의 ‘100배 성장’ 시나리오
골드만삭스는 스페이스X의 AI 부문(xAI) 매출이 2025년 32억 달러(약 4조8000억원)에서 2030년 3220억 달러(약 492조원)로, 5년 만에 약 100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으로, 이 수치는 IPO 로드쇼에서 예비 투자자들에게 구두로 공유됐다.
전체 매출 전망도 공격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스페이스X 전체 매출이 2024년 187억 달러(약 28조원)에서 2030년 4740억 달러(약 724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66억 달러에서 3520억 달러로 53배 증가하고, 자본지출도 200억 달러 이상에서 3600억 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매출은 2024년 114억 달러에서 2030년 1440억 달러, 우주발사체 부문은 41억 달러에서 80억 달러로 각각 성장할 것으로 제시됐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는 xAI의 총잠재시장(TAM)이 26조5000억 달러(약 4경507조원)에 달한다는 가정이 제시됐다. 스타링크의 잠재시장 추정치인 약 2조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클라우드·AI 인프라·모델 API·기업용 AI 솔루션 등을 포괄한 초대형 수치다.
모닝스타 “공정가치는 목표의 절반도 안 돼”
그러나 독립 리서치 기관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모닝스타(Morningstar)는 스페이스X의 IPO 목표 기업가치를 1조7500억~1조8000억 달러로 파악하면서도, 자체 산출한 공정가치(Fair Value)는 7800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목표 밸류에이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모닝스타는 골드만삭스의 성장 시나리오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연 매출 1000억 달러 이상, 연평균 성장률(CAGR) 4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분석하며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IPO 주관사 20개 은행이 수수료로만 5억 달러 이상을 받을 뿐 아니라, 뒤이어 예정된 앤트로픽·오픈AI의 후속 AI IPO 성공에도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독립적 분석이라기보다 ‘딜 마케팅’ 성격이 짙다고 지적한다.
100배 성장의 전제, 현실과의 온도차
골드만삭스의 AI 매출 전망은 xAI의 AI 모델 ‘그록(Grok)’이 앤트로픽·구글·오픈AI 등 선두 업체를 따라잡고 추월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러나 현재 그록은 소비자·기업 구독자 확보에서 부진한 상황이고, 스페이스X가 구축한 300MW급 대형 데이터센터 ‘멤피스 콜로서스1’도 가동률이 낮아 경쟁사인 앤트로픽에 용량을 임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보도됐다.
내부 안정성도 물음표가 붙는다. 일론 머스크가 2년 만에 xAI 공동창업자 10명 전원을 내보냈다는 보도는 조직 거버넌스 리스크로 꼽힌다. AI 모델 경쟁에서 인재 확보와 지속적인 연구 투자가 핵심이라는 점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장기 성장성에 대한 중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분석한다.
스페이스X IPO의 성공 여부는 우주·AI 융합 기업에 대한 새로운 밸류에이션 기준을 세울 수도, 반대로 AI 성장주 전반의 밸류 조정을 촉발하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