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외화 예금자 ‘비상’… 한 달 만에 무너진 강달러, 결정적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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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가치 하락
연합뉴스

달러화 가치가 6월 11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한 달여 만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이 이번 주말 이뤄질 수 있다고 공개 발언한 직후 나타난 반응이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이날 오후 0.3% 하락하며 지난달 6일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 국제 유가도 내리고 미국 국채 가격은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단순 환율 조정이 아니라,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쌓아온 ‘전쟁 프리미엄’이 일부 해소되기 시작한 신호로 보고 있다.

2월 공격 이후 쌓인 1.6% 강달러, 하루 만에 되돌림

이번 달러 약세를 이해하려면 먼저 지난 2월 말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는 강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형성됐고, 달러화는 그 시점 이후 약 1.6% 상승한 상태를 유지해 왔다.

달러화는 이 기간 유가 변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종종 유가와 함께 오르는 이례적 동조 흐름을 보였다. 전쟁 공포가 달러와 원유 모두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외환 전략가 알렉스 코헨은 “오늘 오후 나온 소식은 훨씬 긍정적인 분위기로, 평화 협정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을 높였다”며 “이것이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달러화 가치 하락
뉴욕증권거래소 /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개방 조항…유가 하락의 핵심 변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우리는 방금 이란과 훌륭한 합의를 했다”며 문서 최종 조율 단계만 남았고, 이번 주말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당초 예정됐던 3차 이란 공습도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MOU 초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 전면 허용과 이란의 30일 이내 기뢰 제거, 미국의 해상 봉쇄 점진적 해제 등 에너지 해운 관련 조항이 핵심 내용으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서명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이 해협의 재개방 기대는 공급 차질 우려를 완화시키며 유가 하락 압력으로 직결됐다.

‘완전한 기조 전환’보다는 ‘리스크 프리미엄 일부 해소’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달러 약세를 강달러 기조의 완전한 반전으로 해석하는 데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옵션 시장에서 달러 강세 헤지 비용이 하락했지만, 거래자들은 달러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번 MOU는 법적 구속력이 약한 양해각서 형식인 데다, 60일 휴전과 핵협상 개시라는 과도기적 틀에 가깝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란 측 반관영 매체인 파르스통신은 “아직 MOU 초안을 승인한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승인 가능성은 크다”고 보도해, 완전한 합의와는 미묘한 간극이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외환 전문가들은 60일 유예 기간이 끝난 뒤 핵·제재 문제에서 근본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군사적 긴장이 재점화되면서 달러와 유가가 다시 동반 급등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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