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설과 추락사고까지”
결혼과 함께 사라졌던 트로트 가수의 이야기
1983년 ‘목포의 블루스’로 데뷔한 트로트 가수 김지애는 ‘물레야’, ‘얄미운 사람’, ‘남남북녀’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90년대를 풍자했다.
특히 1990년대 전영록이 작곡한 ‘얄미운 사랑’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이후 발표한 ‘몰래 한 사랑’까지 연이어 대박을 치며 전성기를 달렸다.
한창 주가를 올리던 1994년, 그는 KBS PD 출신이자 방송인 권오규와 깜짝 결혼 소식을 알리며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떠났고, 여전한 인기를 이어 활동할 것 같았던 김지애는 결혼과 동시에 잠적하며 사실상 은퇴의 길을 걸었다.
소문만 무성했던 투신 사고
결혼 1년 만에 딸을 얻으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것 같았던 김지애는 약 10년의 방송 공백기 동안 끊임없이 남편과의 불화설을 들려왔다.
그리고 결혼 3년 후, 1997년 그는 하와이 호텔에서 추락해 다리와 골반, 턱에 큰 부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남편과의 불화로 투신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고 그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며 큰 파장을 불러 모았지만 그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으며 의문을 키워갔다.
약 11년 후, 한 방송에 출연한 그는 그간 그를 둘러쌌던 의문들에 대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엄청난 인기에도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그는 “남편이 집에서 살림만 하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편 때문에 가수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그는 “서로 맞지 않아 너무나 힘들었다”며 평탄치 못했던 결혼 생활에 대해 고백했다.
미국 시민권자였던 그의 남편은 결혼 후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케이블방송 관련 사업을 하면서 신혼 때부터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었다고.
초반에는 김지애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결혼생활을 이어갔지만 하와이에서 생긴 추락 사고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완전히 어긋나 회복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엄마는 강하다
그가 남편과의 갈등과 추락 사고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바로 딸 덕분이었다. 과거 방송 출연 당시 경기도에서 딸과 단둘이 살고 있다는 김지애는 어려운 삶 속에서도 딸을 보며 삶의 이유를 찾았다고 했다.
그의 중학교 2학년 딸은 동네에서 소문난 효녀로, 추락 사고로 몸이 불편한 엄마를 대신해 집안일도 하고, 그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면서 재활치료를 돕기도 했다. 착한 것뿐만 아니라 공부도 잘하고 아직 핸드폰이 없을 정도로 순진하기까지 하다고.
김지애는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극복하고 다시 무대에 서기까지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바로 나의 딸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간간이 방송에 출연하는 그는 2015년 가수 나훈아의 ‘홍시’의 원곡인 ‘석류가 웃는 이유’를 재녹음해서 발표했으며 2018년도 ‘전국 노래자랑’에서 출연해 오랜만에 추억의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제 방송에 자주 나오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음색과 꺾기는 아직도 안 나와요. 트로트의 여제 맞습니다.”, “소문만 많았는데 이런 이유가 있으셨군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