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 받아도 납품 끊을 수 없다’…홈플러스 협력사 10곳 중 8곳 ‘경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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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협력사 경영난
연합뉴스

홈플러스에 물건을 납품하는 중소상공인 10곳 중 8곳이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정산 납품대금 평균액은 7억7400만원에 달하며, 수개월째 자금이 묶인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3일 홈플러스 납품 중소상공인 1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금 정산 지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3월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 개시 이후 협력사들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5월 21일부터 6월 5일까지 진행됐다.

10곳 중 8곳 ‘경영 어렵다’…매출 절반 이상 의존 업체는 전원 ‘매우 어려움’

조사 결과, 대금 정산 지연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은 76.7%에 달했다. ‘매우 어려움’이 34.7%, ‘어려움’이 42.0%로 집계됐다.

특히 홈플러스 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업체는 전원이 ‘매우 어렵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홈플러스 거래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거래를 끊는 순간 곧바로 도산 위기에 직면하는 구조”라며 “돈을 떼일 위험을 알면서도 납품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종속 관계가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평균 미수금 7억7400만원…98%는 60일 넘게 대금 회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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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산 납품대금 규모(최대·최솟값 제외 평균)는 업체당 7억74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40.7%는 5억원 이상을, 24.0%는 10억원 이상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납품일로부터 60일을 초과해 정산이 지연되고 있다는 응답은 98.0%에 달했다. 대부분의 협력사가 수개월째 자금 회수에 실패하고 있는 셈이다.

정산 지연에 따른 애로사항으로는 ‘원부자재 구입 및 하도급 대금 결제 지연’이 85.3%로 가장 많았고, ‘필수 운영자금 부족'(65.3%), ‘인건비 지급 지연 및 인력 이탈 위기'(24.7%), ‘금융권 대출 상환 및 신용등급 하락 우려'(10.0%)가 뒤를 이었다.

협력사 95%,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으로 납품 대금 우선 정산해야”

응답 기업의 95.3%는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대금을 담보로 한 대주단 자금 지원과 납품업체 우선 정산’을 꼽았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현재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를 상대로 익스프레스 매각대금을 담보로 한 긴급 운영자금 대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계는 이 자금이 단순 구조조정 비용이 아닌 미지급 납품대금 우선 정산에 쓰여야 한다고 촉구하는 상황이다.

이 밖에 ‘정부의 긴급경영안정자금 및 저금리 특례대출 확대'(44.0%), ‘납품대금 제3자 예치 의무화 등 결제시스템 강화'(39.3%),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속한 조사 및 시정명령'(36.0%) 등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홈플러스의 정산 지연 사태가 수개월째 장기화하면서 협력사들이 예기치 못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홈플러스 경영 위기에 일말의 책임도 없는 만큼 이들 기업의 생존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시민·상인단체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납품대금 제3자 예치 의무화, 정산 지연 시 자동 이자 가산 등 구조적 재발 방지 입법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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