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셈 바시르·에테마드·파타-2
전쟁 한 달 동안 미발사
파괴·허풍·비축 세 가능성

지난해 5월, 이란은 500kg 기동가능탄두와 광학유도 종말탐색기를 장착한 카셈 바시르 미사일을 공개하며 “적이 어디에 있든 타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전쟁 발발 1개월이 지난 지금, 이란이 가장 자랑스럽게 선보였던 이 미사일은 단 한 발도 발사되지 않았다.
에테마드, 파타-2, 라아드-500 등 다른 신형 미사일들도 마찬가지다. 밤마다 이스라엘과 페르시아만 국가들을 향해 쏟아지는 것은 구형 미사일뿐이다.
전문가들은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다. 공습으로 이미 파괴됐거나, 애초에 실전 배치가 불가능한 ‘허풍’이었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아끼고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소의 짐 램슨 선임연구원은 “테헤란이 최고 성능 시스템을 아껴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신형 미사일 재고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발사대 60% 파괴에도 미사일은 ‘숨어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집중 공습은 이란의 미사일 전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탄도미사일 발사대의 60~70%가 파괴됐고, 방공 시스템은 80%가 무력화됐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란은 여전히 수백 발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 전쟁 전 약 3,000발을 보유했고, 그 전쟁에서 500발을 소진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를 고려하면 현재 전쟁 발발 전 약 2,500발 수준의 재고를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발사대가 절반 이상 파괴된 상황에서 이란은 공격 강도를 크게 낮출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초기 대규모 파상공격에서 점차 소규모 야간 공격으로 전환된 이유다. 하지만 이란은 속도를 늦추는 대신 ‘꾸준함’을 선택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대니 시트리노비치는 “그들이 결정적 능력을 숨기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3월 20일 차고스 제도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를 향한 4,000km 장거리 공격은 정치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란의 ‘느린 출혈’ 전략, 장기전으로 향하나

전문가들은 이란이 단기 결전 대신 장기 소모전을 선택했다고 분석한다. 발사 능력이 86% 감소했지만, 남은 14%로 매일 밤 공격을 지속하는 것이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다음 단계에서 이란의 미래 미사일 생산 능력을 체계적으로 해체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란은 전쟁 전 월 50기 미만의 생산 능력을 보유했던 만큼 단기간에 재고를 보충하기는 어렵다.
결국 이 전쟁은 ‘누가 먼저 재고가 바닥나는가’의 싸움이 됐다. 이란은 2,000기 이상의 미사일을 천천히 소모하며 이스라엘의 요격 재고 고갈을 노리고 있고, 이스라엘은 발사대를 계속 파괴하며 이란의 발사 능력 자체를 제거하려 한다.
카셈 바시르 같은 첨단 미사일이 언제 등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순간이 이란이 ‘마지막 카드’를 꺼내드는 시점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