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카스피해 연안 공격
러-이란 샤헤드 드론 보급로 차단
군사·에너지·식량 삼중 압박

이스라엘이 전쟁의 무게중심을 이란 본토 깊숙이 옮기고 있다. 지난 18일, 이스라엘군은 카스피해 연안의 길란주 반다르 안젤리 항구 내 이란 해군기지를 공격했다.
카스피해는 세계 최대 내해로, 미 해군의 작전 반경 밖에 위치한 ‘군사적 회색지대’다. 이곳에서 러시아와 이란은 약 600마일 떨어진 항구를 오가며 샤헤드 드론을 비롯한 군사물자를 자유롭게 교환해왔다.
카스피해 공격은 그 연장선상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과 이란의 중동 미사일 작전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샤헤드 드론의 보급로를 끊겠다는 명확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란은 이 전쟁으로 이미 최소 1,064명이 사망했으며, 2025년 6월 전쟁 이후 이스라엘 협력 혐의자 3명을 사형에 처하는 등 내부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타격 범위가 카스피해까지 확장되면서, 이란 정권이 직면한 위기는 군사적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러시아-이란 군사협력의 ‘은밀한 동맥’

카스피해는 러시아와 이란을 잇는 전략적 교역로의 핵심이다. 2023년 한 해에만 30만 발 이상의 포탄과 100만 발의 탄약이 이란에서 러시아로 건너간 것으로 파악된다.
양국은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선박의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운항했으나, 이번 이스라엘의 정밀타격으로 그 은밀한 통로에 균열이 생겼다.
특히 샤헤드 드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시를 폭격하는 데 핵심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러시아와 이란 모두 이 드론을 생산 중이며, 양국의 협력은 단순 무기 거래를 넘어 러시아가 이란에 위성 이미지와 개선된 드론 기술을 공유하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스라엘은 이 협력 구조의 물리적 통로를 타격함으로써,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도 간접적 타격을 가한 셈이다.
군사 타격을 넘어선 ‘다층적 압박’

반다르 안젤리 항구는 무기뿐 아니라 러시아산 밀과 석유가 오가는 중요 교역로다.
에릭 루덴드 전 국가안보회의 중앙아시아 담당관은 “드론 공급뿐 아니라 곡물 공급망에 가해진 충격이 이란 내부에 비판적인 단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이 공격은 이란의 주요 천연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 시설 공격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
이는 전력 생산 및 비료 제조 등 민간 부문에 직격탄을 날리는 것으로, 이란 국민들의 고통을 가중시켜 정권에 압박을 가하려는 이스라엘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군사 타격, 에너지 인프라 마비, 식량 안보 위협이라는 삼중 압박 전략이다.
러시아와의 ‘미묘한 줄타기’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의 성과를 발표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력 존재와 양국의 복잡한 외교 관계를 고려한 조치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공격을 “민간 물류 허브를 겨냥한 행위”라고 비난하며 카스피해로의 전쟁 확대를 경고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이 러시아 함선을 직접 공격하지 않더라도, 이란의 보급망을 정밀타격함으로써 전쟁 수행 능력에 간접적 타격을 준 것으로 평가한다.
러시아와 이란은 다른 카스피해 항구로 경로를 변경하며 교역을 이어가려 하겠지만, 이스라엘이 카스피해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 만큼 향후 병참 작전에는 막대한 비용과 리스크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