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빈 살만, 트럼프에 ‘전쟁 계속’ 부추긴다?
사우디아라비아 실세가 미국 대통령에게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26년 3월 24일,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전쟁을 축소하지 말 것을 촉구해왔다고 보도했다.
단순한 외교적 조언이 아니다. 이란 정부 축출, 지상군 투입을 통한 에너지 기반 시설 장악까지 구체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대화는 3월 18일에서 20일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서두르며 15개 요구항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MBS는 정반대 방향을 압박한 셈이다. 트럼프가 유가 상승을 우려하자 MBS는 이를 “일시적 현상”이라고 일축했다고 전해진다.
사우디 정부는 즉각 “왕국은 분쟁 시작 전부터 항상 평화적 해결을 지지해왔다”며 보도 내용을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그(빈 살만)는 전사이며 우리와 함께 싸우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관계를 인정하는 발언을 내놨다.
MBS가 제시한 군사 목표는 구체적이다. 이란의 원유 수출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이 검토 대상으로 거론됐다. MBS는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중동을 재편할 역사적 기회”로 규정하며 이란 정부 제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란이 “걸프 지역에 장기적인 위협”이라는 것이 그 논거다. 실제로 사우디는 지난주 자국 에너지 시설이 이란의 공습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1조 달러가 만든 브로맨스의 무게
트럼프와 MBS의 관계는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년)부터 형성됐다. 2025년 11월 MBS가 7년 만에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는 미군 항공기 의장 비행, 군악대 연주, 사실상 국빈급 만찬으로 맞이했다.
카슈끄지 암살 사건 관련 기자 질문에도 트럼프는 MBS를 두둔하며 “그를 무안하게 만들 필요 없다”고 잘랐다.
이 방문에서 MBS는 1조 달러(약 1,495조 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트럼프는 F-35 전투기를 포함한 첨단무기 판매와 원자력 협력을 화답으로 내놓았다. 두 정상의 관계는 단순한 외교를 넘어 이해관계로 단단히 결속된 구조다.
전쟁 부추기기냐, 생존 본능이냐
MBS의 행보를 단순히 팽창주의적 야심으로 보기는 어렵다. 뉴욕타임스가 인용한 사우디 내부 사정에 정통한 분석가는 MBS가 원래 전쟁 자체를 피하고 싶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개입에서 물러설 경우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국가들이 이란과 단독으로 맞서야 한다는 공포가 그를 압박 쪽으로 밀었다는 분석이다.
1985년생으로 현재 41세인 MBS는 2017년 왕위 계승을 본격화한 이후 사우디 내 권력을 공고히 하며 세계 최대 추정 자산 2조 달러(약 2,985조 원)를 보유한 실세로 자리잡았다. 그의 별명 ‘미스터 에브리띵’은 단순한 부의 상징이 아니라 중동 지정학에서의 영향력을 함께 가리킨다.
트럼프가 종전을 서두를수록 MBS의 압박 수위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군사적 존재감이 줄어드는 순간, 사우디가 직접 이란의 위협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F-35 거래와 1조 달러 투자로 단단히 엮인 트럼프-MBS 관계가 미국의 대이란 정책 결정에 어느 수준까지 영향을 미칠지, 중동의 향방은 두 인물의 브로맨스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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