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수준이 예전 같지 않다”… 국방부 장관도 인정, 한국군 판도 뒤집는 ‘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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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관학교 추진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과거보다 낮은 성적으로 입학하는 인원이 적지 않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던진 이 한마디는 사관학교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서울 상위권 대학 진학이 가능했던 학생들이 몰렸던 과거와 달리, 이제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의대와 법대로 향한다. 긴 복무 의무와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 불확실한 미래가 겹치면서 사관학교의 매력은 떨어진 지 오래다.

이재명 정부는 이 문제를 ‘통합’으로 풀겠다는 입장이다. 4월 중순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통합사관학교 기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2+2 네트워크형’ 통합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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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관학교 추진 / 출처 : 연합뉴스

정부가 추진하는 모델은 ‘2+2 네트워크형 통합’이다. 1~2학년은 국방부 직속 기관에서 통합 교양·기초 소양 교육을 받고, 3~4학년 때는 기존 육사·해사·공사에서 각각 전공 심화 교육과 군사훈련을 받는 방식이다.

국군사관대학교라는 이름 아래 각 군 사관학교를 단과대학처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합동성 강화와 교육 자원 통합이라는 명분이 그럴듯하다. 드론, 인공지능, 사이버전이 결합된 현대전에서 육·해·공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고, 우수 교수진 초빙과 예산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2012년 이명박 정부가 시도했던 8주 체험 프로그램의 결과는 양면적이었다. 타 군에 대한 이해는 높아졌지만, 소속 군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교류는 오히려 적응을 어렵게 만들었다.

더 큰 문제는 3학년 때 군을 선택하는 방식이 가져올 부작용이다.

성적에 따라 군이 배치되면 특정 군으로 쏠림이 발생하고, 군 간 서열화 인식이 생길 수 있다. 원하는 군에 배치받지 못한 생도들의 중도 이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통합만으로는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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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관학교 추진 / 출처 : 연합뉴스

안규백 장관은 “기본 정책 방향은 지방에 보내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충남도는 이미 육군사관학교 이전을 추진한 경험이 있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수험생들의 대학 선택에서 ‘인서울 또는 수도권’이라는 입지가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지방에 위치한 통합사관학교가 과연 우수 자원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역과 예비역 군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선발 구조보다 교육의 내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육 수준 향상과 우수 교원 확보는 처우 개선과 예산 투입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반드시 통합을 전제로 모색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통합이 정답이라는 공식은 없다. 더욱이 국방부는 교수부와 사관생도를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조차 실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짜 필요한 것은 ‘졸업 후 인생’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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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관학교 추진 / 출처 : 연합뉴스

사관학교 통합 논의가 본격화된 배경에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있다. 육사 출신이 대거 가담하면서 특정 집단의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관학교가 우수 인재를 유치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졸업 후 인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입학 연령을 현행 17세 이상 21세 미만에서 25세 미만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육군3사관학교는 이미 19세 이상 25세 미만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연령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군인이 어떤 대우를 받고, 이 직업이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없이 통합은 그저 ‘실험’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우수 인재가 “여기서 내 미래를 설계하고 싶다”고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면, 통합사관학교 역시 빈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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