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낫겠다” .. 어제는 군사 작전 축소 검토, 오늘은 “초토화”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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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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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말이 바뀌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 20~21일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군사적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했다”며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입장이 돌변했다.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흔적도 없이 파괴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날린 것이다.

전쟁의 목표도, 종전의 조건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트럼프의 메시지는 국제사회의 혼선을 키우고 있다.

그래픽]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 국가 주요 입장 | 연합뉴스
그래픽]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 국가 주요 입장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장대한 분노(Operation Mighty Wrath)’ 작전을 개시하며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시작했다. 당초 단기전으로 예상됐던 이 전쟁은 현재 4주째 진행 중이며, 타격 범위는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가스전과 천연가스 시설을 폭격하자, 이란은 카타르 LNG 생산 시설과 쿠웨이트 정류 단지 등 인접국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으며 맞불을 놓았다.

3월 21일에는 이스라엘 디모나의 네게브 원자력 연구소에 보복 공습까지 단행했다.

오늘의 그래픽] 트럼프 "발전소 초토화" 이란 "美시설 맞타격"…긴장 고조 - 뉴스1
오늘의 그래픽] 트럼프 “발전소 초토화” 이란 “美시설 맞타격”…긴장 고조 – 뉴스1 / 뉴스1

협상 전략과 군사 전략의 충돌

트럼프의 일관성 없는 발언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 전문가들은 “기존 미국의 중동 군사 전략에 트럼프 특유의 협상 전략이 융합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협상에서도 ‘2주 기한’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상대국에 레버리지를 가해왔다. 이번 48시간 최후통첩 역시 같은 맥락의 압박 전술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요구하는 사항은 세 가지다. 핵 개발 영구 중단,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대리 무장단체 지원 완전 중단이다. 그러나 이 요구가 이란에 수용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트럼프, 이란에 '48시간' 주며 "호르무즈 안열면 발전소 초토화"(종합) | 연합뉴스
트럼프, 이란에 ’48시간’ 주며 “호르무즈 안열면 발전소 초토화”(종합)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플랜B 카드와 확전의 역설

전문가들은 이번 발전소 타격 위협을 ‘플랜B 카드’로 규정한다. 이스라엘이 통제 밖에서 확전을 주도하는 흐름에 불편함을 느끼던 트럼프 행정부가, 결국 스스로 더 큰 위협 카드를 꺼내는 모순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란도 즉각 반응했다. 에너지·정보기술·담수화 시설까지 보복 대상으로 삼겠다고 공개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미 이스라엘과의 공습으로 상당수 전력이 무력화됐음에도 ‘재고량 관리 전략’을 통해 대응 수단을 비축해 왔다고 분석한다.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군 등 대리 세력의 가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역시 중동에 지상군을 추가 파견하고 있으며, 국방부는 추가 예산까지 의회에 요청한 상태다.

트럼프, 호르무즈 재개방 압박차 이란 하르그섬 점령·봉쇄 검토"
트럼프, 호르무즈 재개방 압박차 이란 하르그섬 점령·봉쇄 검토” / 뉴스1

출구 없는 장기전, 한국에도 불똥

로이터 여론조사에서 이란 공격 지지율은 27%에 그쳤다. 국내 여론 악화, 유가 급등, 동맹국과의 연합 작전 좌절이 트럼프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는 출구 전략을 구상하고 있지만, 2021년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처럼 ‘도망치듯 나오는 출구’는 안 된다는 국내 정치적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스라엘과도 목표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는 반면, 트럼프는 협상 가능한 수준의 성과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높은 한국·중국·일본에 해협 정상화 참여를 압박했다. 기존 파병 요청에 이은 2차 압박으로, 한국의 전략적 선택에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작전 개시 4주째, 전쟁은 단기전에서 명분 없는 장기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트럼프의 오락가락 메시지는 계산된 협상 전술일 수도, 전략 부재의 방증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확전 일로를 걷고 있는 이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동맹국 안보 지형 모두에 깊은 균열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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