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요금, 14년 만에 오를까
대중교통 줄줄이 인상 예고, 서민 부담 가중

“업무상 한 달에 최소 두세 번은 KTX를 타는데, 요금이 오르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죠.”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장을 자주 다니는 직장인 최모(38) 씨는 “출장이 잦아 어쩔 수 없이 KTX를 이용하는데, 요금 인상 소식에 막막하다”며 걱정을 내비쳤다.
그는 “이미 식비나 생활비도 다 오르는 판에 교통비까지 오르면 정말 힘들어질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KTX마저 오른다… 14년 만의 인상 검토

최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KTX 운임 인상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KTX 요금은 지난 2011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과 재정 부담 증가로 인해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코레일 측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KTX 요금 인상에 대한 논의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면서도 “국민 부담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부산 KTX 일반실 요금은 5만 9,800원으로, 같은 구간을 운행하는 고속버스 우등석 요금(4만 9,70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2012년 3만 2,600원이었던 고속버스 요금이 50% 넘게 오른 것과 달리, KTX 요금은 14년째 제자리다.
코레일은 내부적으로 KTX 요금을 17%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 반발을 고려해 인상 폭을 조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일반철도·지하철도까지… 대중교통도 이제 부담

KTX뿐만이 아니다. 코레일은 준고속철도,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반철도의 운임 인상도 검토 중이다.
코레일은 누적 부채 21조 원에 달하는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도 현행 1,400원에서 1,550원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이미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른 지 2년 만이다.
서울교통공사는 “2023년 기준 승객 1명당 798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며 “대중교통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최저임금이 올랐으니 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며 수긍하기도 했다.
“공공재지만 유지 어렵다”… 정부는 신중한 태도

철도와 지하철은 국민의 기본 이동권을 보장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막대한 적자가 지속되면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철도 전문가는 “적자가 계속되면 유지보수 비용이 줄어들고, 이는 결국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공공요금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도 “부득이한 경우에는 인상 시기를 조정해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 상황과 국민 부담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대중교통 요금 인상 여부와 시기는 쉽게 결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