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살기 팍팍하더라니” … 5년간 은밀히 파고든 ‘숨겨진 진실’ 드러나자 국민들 ‘한숨만’

서민 체감물가 ‘의식주’ 5년 새 급등
전기요금·식료품·관리비가 상승 주도
국제가격·인건비·유통비용이 주된 요인

전기요금 고지서와 장바구니,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까지. 서민의 일상과 맞닿은 ‘의식주’ 비용이 지난 5년간 가파르게 치솟았다.

한국경제인협회가 16일 공개한 ‘민생물가 상승 요인 분석 및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까지 의식주 물가는 연평균 4.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8%)보다 1.8%포인트 높았으며, 생활 전반에서 체감되는 물가 압박이 공식 통계보다 훨씬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거비 상승이 체감물가 키웠다

가장 가파르게 오른 항목은 ‘주거’였다. 5년간 주거 관련 물가가 연평균 5.5% 올라 의식주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기·가스·기타 연료 항목이 7.0%로 가장 컸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이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공동주택 관리비도 꾸준히 상승했다. ㎡당 관리비는 2019년 2245원에서 올해 2988원으로 33.1% 늘었다. 전용 84㎡ 아파트 기준으로 보면 월 18만 8000원대에서 25만 원으로 불어났다. 전기요금과 인건비 인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식생활 물가도 연평균 4.6%↑

식생활 관련 물가 역시 연평균 4.6%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식료품 5.2%, 음식 서비스 4.0%, 비주류 음료 3.9%였다. 보고서는 농산물 유통비용과 국제 농식품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운송비와 인건비 등 유통비가 소비자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7.5%에서 2023년 49.2%로 높아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 차질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2021년 이후 120선을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식업계는 식자재비와 인건비, 배달비 등 비용이 모두 상승하며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의류 물가도 연평균 2.9% 상승했다. 김 교수는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 다품종·소량 생산 구조, 재고 부담, 국제 운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완충장치 마련·디지털 혁신 필요

보고서는 생활 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AI를 활용한 의류 제조의 디지털 혁신으로 수요 예측과 원가 절감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수입 농식품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완충장치’ 마련과 유통 효율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셋째, 공동주택의 에너지 절감 시설 도입과 인근 단지 간 공동 관리로 주거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생활의 기본인 ‘의식주’가 통계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 보고서가 지적하듯,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