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광화문 공연 26만명 예상
1만5천명 안전 관리 인력 투입
31개 게이트 전수 검색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이 사실상 ‘요새’로 변한다. 방탄소년단(BTS)의 완전체 컴백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경찰은 무대 중심으로 숭례문까지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20~25만명) 이후 24년 만에 최대 규모다. 하지만 당시와 달리 외국인 관객이 대거 포함되고, 중동 정세 악화로 테러 우려까지 겹치면서 안전대책의 수위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경찰·소방·서울시·주최 측을 합쳐 총 1만5천명이 안전관리에 투입된다. 경찰만 6천700명(기동대 72개 부대, 형사 35개팀), 소방 800명에 구급차 102대가 대기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 세계 수십만 명이 서울을 찾을 것”이라며 “관계기관 합동 대응 체계로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통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 스타디움과 3중 차단선, 전례 없는 통제

경찰은 광화문 일대를 가상의 스타디움으로 설정했다. 광화문 월대 맞은편부터 시청역까지 남북 1.2km, 동서 200m 구역에 31개 게이트를 설치하고, 오전 7시부터 금속탐지기로 전수 검색한다.
게이트 안쪽에는 경찰특공대와 기동대가 배치되며, 내부가 혼잡하면 추가 유입을 차단한다. 무대 중심부는 이중·삼중 펜스로 ‘진공상태’를 만들어 일반인 출입을 원천 봉쇄한다.
테러 대응은 더욱 강도 높다. 주요 도로 5곳과 이면도로 15곳에 경찰버스 차벽으로 3중 차단선을 구축해 차량 돌진을 막고, 드론대응팀은 재밍건으로 불법 드론을 차단한다.
21일 오전 5시부터 22일 오전 1시까지 종각·시청 등 17개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이 폐쇄되며, 민간 소유 총기 출고도 금지됐다.
심지어 주변 건물 31곳은 우회 입장과 옥상 관람을 막기 위해 통제되는데, 프레스센터 결혼식 하객까지 핸드스캐너 검색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안전과 자유, 어디까지가 적정선인가

문제는 이 같은 ‘무관용 원칙’이 시민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우려다. 신분증 없는 사람은 주민등록번호와 지문 조회를 요구받을 수 있고, 휴대용 스캐너 300여개로 가방 속까지 검색당한다.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대형 집회 안전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지만, 일각에서는 과잉 통제가 비상 상황에서 오히려 탈출로를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경찰은 행사장을 15개 권역으로 나눠 경찰서장급 지휘관을 배치하고, 71개 구역에 합동 인력을 투입하는 등 체계적 대응을 강조한다.
하지만 26만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상황에서 31개 게이트만으로 원활한 입·퇴장이 가능할지, 비상시 신속한 대피가 보장될지는 미지수다.
오 시장이 강조한 “시민들의 성숙한 참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글로벌 행사 안전, 새로운 기준 필요하다

이번 공연은 K-팝의 글로벌 위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규모 실외 행사의 안전관리 기준을 재정립하는 시험대다. 다양한 외부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찰과 소방의 대응 매뉴얼은 과거 월드컵 시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덕수궁·경복궁 휴궁, 숭례문 경계순찰 3배 확대 등 문화유산 보호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공연은 사실상 ‘국가급 행사’ 수준의 관리를 받고 있다.
24년 만의 최대 인파 속에서 안전과 자유, 축제와 통제의 균형점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내일 광화문은 BTS와 26만 관객의 환호로 가득 차겠지만, 그 이면에는 안전관리의 새로운 표준을 세우려는 치열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