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단기 효과에 속지 마라” … 한은이 긴급 보고서 내놓자 온 나라가 ‘들썩’, 대체 뭐길래

건설 중심 정책의 한계 경고
일본·중국 사례로 부채 리스크 강조
지속가능한 성장 위한 구조개선 필요

1990년대 일본은 부동산 버블이 꺼진 뒤에도 건설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부양책을 집요하게 이어갔다. 그리고 남은 것은 막대한 부채와 길어진 침체였다.

한국은행이 26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를 내놨다. ‘일본과 중국 건설투자 장기 부진의 경험·시사점’ 보고서에서 한은은 과도한 건설 투자 의존은 되레 경제 체질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복된 건설 투자, 회복 대신 침체 남겼다

한은에 따르면 일본은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경기 부양책을 추진했다. 도로·항만·댐 같은 사회간접자본 확충이 중심이었고, 주택 건설을 장려하기 위한 각종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도 포함됐다.

이로 인해 한때 주택 건설이 늘었지만, 부동산 가격은 회복되지 않았고 정부와 가계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10년대 들어 일본의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00%를 넘었고, 가계 부채 부담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

한은은 “이러한 건설 중심의 정책이 일시적으로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는 기여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경제 전반에 구조적 부담을 안겼다”고 분석했다.

중국도 주춤…’일본의 그림자’ 의식

중국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 투자에 기댄 성장을 꾀했다. 2014~2015년에는 다주택 구매 장려, 대출 금리 인하 등 민간 부동산 부양책을 대거 시행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뚜렷해졌음에도 전면적인 부양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한은은 이를 두고 “사회 갈등을 고려하면서도, 일본의 실패 사례를 염두에 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투자’가 답

한국은행은 보고서 말미에서 “인구 고령화와 잠재성장률 둔화를 고려할 때, 단순한 건설 투자보다는 인공지능(AI), 기후 대응 인프라 등 미래 지향적인 분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를 단기적으로 끌어올리려는 유혹보다는, 구조적 개혁과 내실 있는 성장 기반 마련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