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관광객 몰렸지만 “이제 제주도 안 가요” … 우려하던 상황 ‘또’ 터지자, ‘결국’

바가지 논란 재점화
제주 관광 이미지 또 타격
“먹거리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제주 올레시장에서 철판오징어를 구입한 관광객의 분노가 온라인을 달궜다. 가격은 1만 5000원, 그러나 상자 속엔 오징어 다리 몇 조각뿐이었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여전히 증가세지만, 되풀이되는 ‘바가지 논란’이 그 명성에 깊은 흠집을 내고 있다. 제주도는 관광 회복의 바람 속에서도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관광객 분노 부른 ‘반쪽 오징어’ 사건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 서귀포 올레시장에서 철판오징어를 샀다는 여행객 A 씨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중자 메뉴라 해서 샀는데 소자보다 적었다”며 “관광지라지만 너무한 장사”라고 호소했다.

A 씨는 상자를 열자 오징어 다리 몇 개와 마요네즈 흔적만 남은 포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앞에서 불 쇼를 하며 시선을 끈 뒤, 실제 음식은 반만 담은 것 같았다”며 “관광객이 몰리는 곳에서 양심을 버린 장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가 올린 사진은 빠르게 퍼졌다. 누리꾼들은 “한 번 오고 말 관광객이라 생각하고 저런다”, “몸통은 빼고 다리 찌꺼기만 준 거냐”며 분노를 쏟아냈다. 일부는 “제주 관광의 민낯이 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비계삼겹살’ 이어 또…제주 관광 신뢰 흔들

제주도는 지난해 ‘비계삼겹살 사건’ 등 연이은 먹거리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러나 관광객 감소세는 잠시였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9일까지 1061만 명이 제주를 찾았다.

추석 연휴에는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33만 명이 몰렸고, 크루즈 관광객도 이미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이런 ‘바가지’ 논란은 반복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21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주 관광의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두화 의원은 “제주 관광의 핵심 키워드에는 여전히 불만과 민원이 등장한다”며 “내국인 관광객이 줄고 있는 것은 비싼 가격과 낮은 만족도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바가지 상인, 이제 끝?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논의 중

김대진 의원은 “한두 건의 바가지가 전체 이미지를 훼손한다”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 전체의 신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도내 축제나 시장의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민관 합동 회의를 열고,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등 강력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제주 관광의 회복을 위해선 단순한 가격 조정보다는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여행객의 기대를 배신하는 상술이 계속된다면, 아무리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도 ‘다시 찾지 않는 섬’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