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탈탈 털어 도왔는데 “이럴 거면 차라리 버려라”… 황당한 배신 일어나자 ‘부글부글’

가뭄 극복 위해 보낸 생수
중고시장에 버젓이 등장
시민들 “기부 취지 무색하다”

전국에서 모인 생수가 중고거래 사이트에 등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강릉시는 극심한 가뭄을 견디기 위해 시민들에게 생수를 배부했지만, 일부가 이를 판매용으로 내놓으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전국이 도운 ‘가뭄의 도시’ 강릉

강릉은 이번 여름 재난 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평년 대비 급격히 떨어지면서 제한급수가 시행되기도 했다.

강릉시는 범정부 합동 대응팀을 구성하고, 생수 비축 및 배포, 상수원 정비 등 종합적인 대응에 나섰다. 국가 차원의 긴급 급수와 함께 학교 급수 우선지원, 공공시설 절수 등의 조치도 병행됐다.

전국적인 지원도 이어졌다. 희망브리지, 적십자 등 구호단체와 기업을 통해 생수와 성금이 전달됐고, 매일 방대한 양의 물이 강릉으로 향했다.

배부받은 생수, 판매 시작되다

9월 중순 이후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회복되었으며, 22일에는 재난사태가 공식 해제되며 상황이 안정됐다.

그러자 중고거래 사이트에 생수를 판매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기 시작했다. 2ℓ 생수 6병 한 묶음에 2천 원대부터 3천 원대까지 가격도 다양했다.

판매자들은 “예비용으로 사둔 것”이라거나 “직접 구매했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은 시에서 배부한 생수로 추정된다.

강릉시는 재난 기간 동안 시민 전원에게 생수를 무료로 배포했고, 외국인 근로자, 소상공인, 복지시설 등에도 다량 공급한 바 있다.

“누군가는 나누고, 누군가는 판다”

강릉 지역사회에서는 이런 판매 행위를 두고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한 시민은 “국민이 도운 물을 이렇게 다루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기부의 취지를 고려했을 때, 남은 생수는 필요한 이웃에게 나눠주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일부 시민은 받은 생수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료 나눔’으로 게시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서 나눈다”는 설명과 함께 올린 글에는 빠르게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

반면 일부는 이를 거래 대상으로 삼아 비판을 자초하고 있어, 이번 사례를 계기로 시민 의식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