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1700원 돌파에 교통비 비상
유류세 인하 연장했지만 ‘찔끔 효과’
정부 대책 실종에 불만 고조

“기름값만 보면 자동차를 세워야 할 판입니다.”
서울 도심에서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 모 씨는 최근 주유소를 들를 때마다 한숨이 깊어진다.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1700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급등하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했지만, 인하 폭은 그대로여서 실질적인 체감 효과는 미미하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휘발유 1700원대 돌파… 전국 최고가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6월 16일 오후 기준 서울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706원에 이르렀다.
이는 전날보다 9원 오른 수치로, 전국 평균 가격(1682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경유 역시 마찬가지로, 서울의 경유 평균 가격은 1585원이며 하루 사이 10원이 상승했다.
전국 평균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다 최근 다시 상승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가격에 2~3주 후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기름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3일 배럴당 72.49달러로 집계돼, 두 달 만에 다시 70달러 선을 넘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가 유가 상승의 직접적 배경으로 꼽힌다.
유류세 인하 연장했지만… 인하율 ‘그대로’

정부는 오는 6월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8월 말까지 2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국제유가 불확실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인하율이다. 이번 연장 조치에도 불구하고, 휘발유에 적용되는 유류세 인하율은 기존과 동일한 10%, 경유와 LPG 부탄은 15% 수준에 머물렀다.
휘발유 기준으로 보면, 리터당 약 82원이 낮아지는 셈이지만 기름값이 1700원을 넘는 현 상황에서는 체감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은 유류세 인하 폭을 더 확대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도,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경우엔 인하 폭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물가 전반에 미치는 여파… 전문가 “추가 대응 시급”

기름값 상승은 교통비 부담을 넘어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휘발유나 경유는 다양한 상품 생산에 필수적인 중간재로 쓰이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최대 0.92%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1월, 국제유가가 75달러 선에 머물던 시기에도 석유류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7.3%나 뛰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류세 인하만으로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세대학교 김정식 명예교수는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가면 물가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추가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충남대학교 정세은 교수 역시 “국제유가가 높아지면 지금도 부담스러운 물가가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중동 정세를 면밀히 살펴 유류세 인하 폭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안한 중동 정세… 유가 더 오른다?

국제 유가는 앞으로도 불안 요소가 많다. 지난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정세를 이유로 G7 정상회담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하면서, 시장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73.27달러로 2.08%나 올랐으며, 브렌트유도 같은 날 1.76% 상승해 74.52달러를 기록했다.
JP모건과 라자드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중동에서 전면전이 발생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유가가 120~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세를 보일 경우, 국내 소비자들이 주유소 앞에서 느끼는 부담은 한동안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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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휘발유 2000원 넘겨라 차 너무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