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않으면 세금 더 낸다’…정부, 부동산 세제 전면 재설계

댓글 0

부동산세 개편
연합뉴스

정부가 주택 취득부터 보유, 양도까지 전 과정의 세 부담을 ‘실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재설계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을 거듭 강조한 가운데, 이달 말 세법 개정안 밑그림이 나올 예정이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현재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중간 결과를 토대로 6월 말까지 개편의 기본 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별 세목의 단편적 조정이 아닌, 취득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를 아우르는 ‘총 세 부담’ 기준의 패키지 개편이 핵심이다.

장특공제 손질…’보유’ 줄이고 ‘거주’ 늘린다

이번 개편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양도소득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이다. 현행 제도는 1세대 1주택자가 공시가격 12억 원 초과 주택을 양도할 때 보유기간 최대 40%, 거주기간 최대 40%를 합산해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해준다.

정부는 이 중 단순 보유에 따른 공제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실제 거주기간에 따른 혜택 비중을 대폭 늘리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에는 보유기간 공제를 전면 폐지하고 거주기간에 따라 최대 80%를 공제하는 안, 또는 장특공제를 폐지하고 개인별 평생 한도 2억 원 감면으로 전환하는 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실거주 무관 주택 과세 강화
이재명 대통령 / 연합뉴스

보유세, 국회 동의 없이도 올릴 수 있다

보유세 개편은 국회 입법 사안과 정부 시행령 개정 사안을 동시에 열어놓고 검토 중이다. 재산세·종부세의 과세표준 구간 세분화와 명목 세율 인상은 법률 개정이 필요하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은 정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 곱해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비율로, 현재 60% 수준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 비율을 올리면 공시가격과 세율을 그대로 두더라도 과세표준이 커져 사실상 보유세가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국회 동의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할 수 있어 정책 집행 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임대료 전가·막차 매도 우려”…시장 긴장감 고조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세 전문가들은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실제 거주 여부로 옮기는 것은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설득력 있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다주택 임대인의 세 부담이 늘어날 경우 전·월세 가격으로 전가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장특공제 축소나 폐지가 현실화할 경우, 정책 시행 전 ‘막차 매도’가 몰리며 단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