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거짓말에 날려버린 하이킥 전성기
갑작스러운 대중 관심이 불러온 공황장애
도예로 다스린 마음과 30대의 편안한 복귀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신인 배우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잔인하고 치열했다. 배우 백진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지니이즈백’을 통해 데뷔 초 겪어야 했던 뼈아픈 배신과 정신적 고통을 덤덤히 고백하며 대중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녀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지금처럼 해낼 자신이 없을 정도로 지독한 시간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려던 순간, 가장 믿었던 주변인으로부터 시작된 비극은 그녀의 삶을 통째로 흔들어 놓았다.
가장 큰 상처는 신뢰했던 매니저의 기만에서 비롯됐다.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 캐스팅되어 한창 주목받기 시작할 무렵, 당시 매니저는 기존 회사와의 계약이 정상적으로 종료되었다며 백진희를 속이고 새로운 회사와의 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거짓이었고, 결국 이중계약 상태가 된 백진희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내용증명이 날아들었다.
이제 막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신인 배우로서 스캔들이나 법적 문제가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던 그녀는 결국 ‘하이킥’으로 벌어들인 출연료 전액을 위약금으로 지불하며 사건을 무마해야 했다.
정신적인 고통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작품의 흥행과 동시에 쏟아진 갑작스러운 관심은 스물한 살의 감당하기 힘든 무게로 다가왔다.

백진희는 ‘하이킥’ 출연 이후 마트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조차 이용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불안 증세를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자신만 멈춰 서 있고 주변의 모든 이들이 흘러가는 듯한 기괴한 공포감을 느꼈으며, 이것이 곧 공황장애의 시작이었다고 고백했다.
세상의 주목을 받는 화려한 스타가 되었지만, 정작 내면은 철저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던 셈이다.
벼랑 끝에 선 그녀를 구원한 것은 흙을 만지는 고요한 시간이었다. 백진희는 극심한 공황장애와 배신의 상처 속에서 도예를 배우기 시작했고, 물레를 돌리며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통해 마음을 다스렸다고 전했다.

지독했던 인생 공부를 통해 “사람을 너무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라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지만, 그 고통을 주변에 징징대지 않고 묵묵히 버텨낸 덕분에 지금의 30대는 훨씬 편안하고 단단해진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됐다.
2008년 데뷔 이후 수많은 히트작을 남기며 묵묵히 걸어온 그녀의 고백은 단순한 과거 청산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진정한 성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