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세 생일을 맞이하면 자동으로 연금을 받는다고 믿었던 노인들의 상식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기초연금 제도의 전면 재설계를 공식화하면서, 수십 년간 ‘당연한 노후 권리’로 여겨졌던 급여 체계가 대수술을 앞두게 됐다.

‘소득 하위 70%’의 역설…예산 폭증에도 빈곤 구제는 ‘미완’
한국재정학회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초연금이 정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2026년) 3.08%다. 현행 소득 하위 70% 수급 자격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이 수치는 2048년 6.07%까지 수직 상승하며, GDP 대비 비중도 0.79%에서 1.70%로 두 배 이상 팽창할 것으로 시뮬레이션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예산 급증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본래 목적인 빈곤 노인 구제가 충분히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이 정책적 빈곤선을 기준중위소득 50%로 설정해 분석한 결과, 전체 수급자의 24.68%가 이 기준선을 초과하는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30%는 ‘숨통’, 40~70%는 ‘반토막’…차등지급 시나리오의 명암
학계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개편 시나리오는 향후 20년간 매년 1%포인트씩 수급 대상을 점진적으로 줄여, 최종적으로 소득 하위 50%에게만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 아래에서 소득 하위 30%는 현재 수령액보다 50% 더 많은 급여를 손에 쥐게 되지만, 소득 40~70% 구간은 기존 연금액의 절반이 삭감되는 구조다.

더 근본적인 대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기초연금을 기초생활보장제도와 통합해 가칭 ‘노인생계급여’를 신설하는 방안인데, 이 경우 수급 대상은 크게 줄어들지만 절대빈곤 노인가구는 월평균 약 25만 원의 추가 혜택을 받게 된다.
수급 연령 ’65세→70세’ 상향 논의까지…9월 예산안이 분수령
수급 대상 축소와 맞물려 연금 수령 시작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늦추는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단독가구 기준 지난해 월 최대 33만 4,810원이던 지급액은 올해 34만 9,700원으로 인상됐으나, 재정 부담 급증 앞에서 수급 자격 자체가 좁아지는 방향으로 정책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러한 개편 청사진을 오는 9월 국회에 제출할 내년도 예산안에 담아 본격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