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천피’ 시대에 코스닥은 27년 만의 최저…승강제 도입도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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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제 반대 목소리와 우려
자본시장 개편 관련 벤처업계 정책 제안 기자간담회 / 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는 역사적 랠리를 펼치는 동안, 코스닥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30주년을 목전에 둔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비중이 2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고, 지수 역시 다시 1,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양 시장 간 괴리가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가운데, 시장 활성화의 핵심 카드로 꼽혔던 코스닥 세그먼트 개편, 이른바 ‘승강제’ 도입의 구체안 확정마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게 됐다.

코스닥 시총 비중 ‘6%대’…27년 만의 최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합산 시가총액은 7,941조 6,7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코스닥 시가총액은 542조 7,977억원으로 전체의 6.83%에 그쳤다. 이는 1999년 5월 13일(6.81%)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비중이다.

하락 속도도 가팔랐다. 올해 1월 29일 12.87%까지 올랐던 코스닥 비중은 5월 6일 9.98%로 한 자릿수에 진입하더니, 6월 19일에는 6%대까지 주저앉았다. 반면 코스피 비중은 같은 기간 87.33%에서 93.17%로 올라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이 폭발적으로 팽창한 것이 배경이다. 코스피가 사상 첫 9,000선을 돌파하는 동안, 코스닥 지수는 같은 날인 19일 3.43% 하락한 966.59로 마감하며 ‘천스닥(1,000선)’을 재차 이탈했다.

승강제 일정 연기 조짐
연합뉴스

30주년 행사서 ‘방향성’만…확정안은 10월로

이런 상황에서 한국거래소가 준비 중인 코스닥 세그먼트 개편의 구체안 발표도 미뤄질 전망이다. 거래소는 오는 7월 1일 코스닥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세그먼트 개편의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이지만, 편입 기준·대상 기업 수·시행 시기 등 세부 내용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관계자는 “당초 30주년 행사에서 승강제 정책을 확정하려 했지만, 벤처업계 등 이견이 있는 주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자 일정을 연기했다”며 “현재 목표는 9월 말에서 10월 초 금융당국 주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에서 발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벤처기업협회·한국벤처캐피탈협회·투자업계·학계 등이 참여하는 자문단을 구성해 지난 16일 킥오프 회의를 열었으며, 이후 자본시장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공청회를 여러 차례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벤처업계 “낙인효과 우려”…명칭 논쟁도 점화

세그먼트 개편이 지연된 핵심 이유는 벤처업계의 강한 반발이다. 벤처기업협회·한국벤처캐피탈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지난 15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그먼트 시행 유예와 중복상장 금지 예외 적용, 상장폐지 요건 시행 유예 등 ‘5대 정책 요구’를 발표했다.

이들은 시가총액·영업실적 중심으로 기업을 분류할 경우, 바이오·인공지능(AI)·딥테크 등 장기 연구개발(R&D) 기업이 기술력과 무관하게 하위 세그먼트로 편입돼 ‘비우량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고 주장한다. 코스닥 내 벤처기업 비중이 높은 만큼 세그먼트 설계가 시장 전체의 자금조달 기능에 직결된다는 논리다.

명칭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프리미엄·스탠다드’나 ‘1·2부제’ 등의 명칭이 거론됐지만, 벤처업계는 서열적 명칭의 전면 폐지를 공식 요구하고 있다. 거래소 측은 미국 나스닥이 상위 시장에 ‘NASDAQ Global Select Market’처럼 직접적인 서열 표현을 피한 네이밍을 쓰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의 부진은 단순 낙폭 과대가 아니다”라며 “개인 자금의 이탈, 코스피 대비 더딘 이익 개선 속도, 금리 인상 시사 이후 고(高)PER 성장주가 할인율 상승에 더 취약해진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코스닥 반등 기대가 커진 만큼, 세그먼트 개편 등 정책 모멘텀이 실제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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