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올해 하반기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LPG 제조용 원유에 할당관세율 0%를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당초 단계적 인하를 계획했던 것을 전면 재조정한 것으로, 도시가스·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시선이 집중된다.
재정경제부는 18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하반기 할당관세 등 운용방안’을 발표했다. 관련 규정과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국무회의 상정 등의 절차를 거쳐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될 계획이다.
당초 계획보다 더 내렸다…에너지 3종 ‘관세 제로’ 카드
LNG, LPG, LPG 제조용 원유의 기본 관세율은 모두 3%다. 정부는 이번 하반기에 이를 모두 0%로 낮추기로 했다. 당초 계획은 LNG의 경우 3분기 2%, 4분기 1%를 적용하고, LPG와 LPG 제조용 원유는 3·4분기 모두 1%를 적용하는 것이었다.
이를 전 품목·전 분기에 걸쳐 0%로 재조정한 셈이다. 이와 함께 발전용 LNG에는 개별소비세를 15% 한시 감면하고, LPG 부탄의 유류세 탄력세율 25% 인하 폭은 내달 말까지 1개월 연장한다. 유사한 조치는 2024년에도 시행된 바 있어, 에너지 가격 불안기에 반복적으로 동원되는 정책 수단으로 분석된다.

‘장바구니 물가’도 겨냥…식품·사료 9개 품목 신규 적용
에너지뿐 아니라 식품 원료와 사료 원료에도 할당관세가 신규 적용된다. 포도농축액, 자몽·레몬농축액, 복숭아·파인애플주스, 기타 과실주스, 제빵용 맥아추출물 등 식품 원료 7개와 팜박·감자변성전분 등 사료 원료 2개가 대상이다.
이달 말로 기간이 만료되는 기존 할당관세 13개 품목은 기간을 연장한다. 바나나·파인애플·망고는 사과·배 등 국산 과일의 출하 시기를 고려해 오는 8월 15일까지만 적용하고, 계란 가공품 등 식품 원료 10개는 연말까지 연장한다. 사료 원료 관세 인하는 축산물 생산비와 직결되는 만큼, 계란·육류 가격에도 일정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혜택만 취하고 가격엔 미반영”…’꼼수’ 방지 강화
정부는 할당관세 혜택이 기업 이익으로만 귀결되는 것을 막고자 식품 원료 17개를 ‘집중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유통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이 원가 절감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 관계자는 “에너지 분야는 비교적 일관되게 가격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밝혔으나, 정량적인 수치 제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세·재정 전문가들은 에너지·식품의 특성상 저소득층 지원 효과는 인정되지만, 동일한 처방이 반복될 경우 에너지 가격 신호 왜곡과 재정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원가 상승 시엔 즉각 가격을 올리고, 원가 하락 시엔 가격을 유지하는 기업의 이중 잣대를 어떻게 막을 것이냐”는 점도 실효성 논쟁의 핵심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