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AI 복합 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 이틀 만에 글로벌 시가총액 6위에 올랐다. 공모가 대비 누적 상승률이 43%에 육박하면서, 시장이 ‘역대 최대 IPO’를 완전히 소화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단숨에 불식시켰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페이스X 주가는 전일 대비 19.6% 상승한 192.50달러로 마감했다. 상장 첫날(6월 12일) 19.3% 급등에 이어 이틀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주관사들이 초과배정옵션(그린슈)을 행사하면서 최종 신규 자금 조달액은 당초 계획(750억 달러)보다 늘어난 857억 달러(약 130조 원)로 확정됐다. 이는 2019년 사우디 아람코 IPO(260억 달러)의 약 3.3배에 달하는 규모로, 금융 역사상 최대 기업공개로 기록된다.
시총 2조5200억 달러…아마존과 1300억 달러 차이
시가총액 조사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상장 둘째 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5200억 달러(약 3400조 원)로 글로벌 6위에 자리했다. 5위 아마존(2조6500억 달러)과의 격차는 130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그린슈 행사로 최종 발행주식 수는 당초 5억5556만 주에서 6억3889만 주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초과배정옵션은 기본 공모 규모의 약 15% 수준에서 행사되는 관행인데, 이번 스페이스X 사례도 해당 범위 안에서 이루어졌다.
스페이스X는 S-1 증권신고서에서 자사가 겨냥하는 총유효시장(TAM)을 28조50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 중 93%가 AI 관련 시장이며, 22조7000억 달러는 엔터프라이즈 AI 애플리케이션으로 분류된다. DB증권은 이러한 성장 스토리를 반영한 주가매출비율(PSR)이 평균 96배에 달한다며, 나스닥100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개인 투자자, 이틀 만에 ‘전주 미국 증시 전체 매수 규모’만큼 쏟아부어
반다 리서치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거래 첫 이틀 동안 매수한 규모는 직전 한 주 동안 미국 전체 주식시장에서 사들인 금액과 맞먹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 솔루션즈의 맥스 고크만 수석 부사장은 “그동안 시장 진입 기회를 얻지 못해 관망세를 유지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특히 많이 몰렸다”며 “초기 수요가 집중된 것은 예상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리서치에서는 상장 전 바이낸스 등 가상자산 시장에서 거래된 스페이스X 무기한 선물 가격이 공모가(135달러)보다 25% 이상 높은 160~17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며 기대 밸류를 이미 선반영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오픈AI·앤트로픽 IPO의 ‘리트머스 시험지’
증권업계는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데뷔가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의 IPO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도 같은 시각을 전했다. 스페이스X가 수백억 달러 규모의 딜을 시장이 흡수할 수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이들 AI 유니콘의 밸류에이션 협상에 우호적인 레버리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KDI는 이번 상장을 AI 산업에 대한 투자자의 낙관적 기대가 극대화된 시점에서의 이벤트로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시장 과열의 징후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김종민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자금이 스페이스X 등 미국 AI·우주 인프라 자산에 집중되면서 한국 증시의 수급 교란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초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수혜가 돌아오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