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돈 2배로 불렸어요”… 7분 만에 무려 ‘100억’, 은행도 환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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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7분간 반토막
100억 손실 추정
환수 기준 모호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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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엔화 환율 오류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0일 저녁 7시 29분, 토스뱅크 앱에서 7분간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100엔당 934원이던 정상 환율이 472원대로 반토막나며 엔화가 폭탄세일에 들어간 것이다.

자동 매수 주문을 넣어둔 고객과 가격 급락 알림을 받고 급히 접속한 이들은 순식간에 약 200억원어치의 엔화를 정상가의 절반에 구매했다. 토스뱅크가 예상하는 손실액만 100억원대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은 사고 다음 날인 11일 즉각 토스뱅크에 대한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오류 발생 원인과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거래 취소 및 고객 보상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오류는 단순한 시스템 장애를 넘어, 핀테크 기업들의 반복되는 사고와 법적 공백이라는 더 큰 문제를 드러냈다.

7분의 혼란, 4만 건 거래와 환수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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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엔화 환율 오류 / 출처 : 연합뉴스

토스뱅크는 오류를 인지한 직후인 전날 오후 9시께 엔화 거래를 정상화했지만, 이미 약 4만~5만 건의 거래가 체결된 뒤였다.

토스뱅크는 11일 낮 12시 50분 공식 안내를 통해 오류 거래를 환수하겠다고 밝혔고, 불과 5분 뒤인 12시 55분부터 환수를 시작했다.

취소된 엔화는 회수하고 매수에 사용된 원화는 환불하되, 이미 카드 결제나 송금·출금에 사용된 엔화는 고객의 외화통장 또는 원화통장 잔액에서 출금한다는 것이다.

원화 출금 시 적용된 환율은 100엔당 929.06원으로, 실제 오류 환율(472원)의 거의 두 배 수준이었다. 일부 고객들은 사전 공지 없이 갑자기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경험을 했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절반 가격’은 명백한 오류인가? 법적 쟁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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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엔화 환율 오류 / 출처 : 연합뉴스

핵심 쟁점은 전자금융거래법상 ‘명백한 오류’로 인정받아 거래 취소가 가능한지 여부다.

지난해 2월 하나은행에서 베트남동이 정상 환율의 10분의 1 가격으로 고시됐을 때는 명백한 오류로 판단돼 거래가 취소됐다. 그러나 이번처럼 절반 가격인 경우는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0분의 1 가격은 누가 봐도 명백한 오류지만 절반 수준 가격은 취소 조항 적용이 가능한지 따져볼 여지가 있다”며 “거래 취소가 적용되더라도 고객 보상 방안을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적 선례가 부족해 금감원과 토스뱅크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22년 9월 토스증권 환전 서비스에서도 달러 환율이 25분간 1,290원대로 잘못 적용된 적이 있었다. 당시 실제 환율은 1,440원을 넘었지만, 토스증권은 별도의 환수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핀테크 ‘시스템 오류’ 반복… 규제 강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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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엔화 환율 오류 / 출처 : 연합뉴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사고가 반복되면서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규제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토스뱅크는 “시스템 점검 절차를 강화하고 환율 고시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소비자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핀테크 기업들의 빠른 성장 이면에 시스템 안정성 확보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의 이번 현장점검 결과와 후속 조치가 업계 전반의 시스템 관리 수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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