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1위 했지만
모두가 반대했던 그녀
고등학교 3학년 때 청소년 잡지에 응모했던 엽서가 당첨되어 상품을 받으러 갔다가, 눈에 띄는 외모 덕분에 광고 모델로 데뷔하며 연예계에 발을 들인 배우 전도연.
뛰어난 연기력으로 지상파의 연기대상과 여러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으며, 심지어 2007년에는 영화 ‘밀양’으로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광고 모델로 활동해 하이틴 스타 이미지가 강했던 전도연을 배우로 만들어 준 것은 1997년 개봉한 영화 ‘접속’으로, 두 남녀가 당시 유행하던 PC통신으로 만나 현실에서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한국 영화 흥행 2위를 기록했으며 독일에서 리메이크까지 되었던 이 영화 덕분에 그녀는 단숨에 충무로에서 떠오르는 신예가 되었지만, 전도연이 이 영화에 출연하기까지 많은 난항이 있었다고 한다.
‘접속’은 알맞은 배우를 찾지 못해 무려 2년이나 제작되지 못했고, 이 와중에 톱스타 한석규가 남자 주인공으로 확정되며 제작비까지 아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영화를 만든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여배우를 찾아 한참을 헤맸는데, 민낯에 반바지를 입고 나타난 풋풋한 전도연을 보자마자 자신이 생각했던 여주인공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어렵게 섭외했지만…
하지만 당시 신인이었던 그녀를 주연으로 발탁하는 일에 대해 스태프들의 반발이 심했으며, 특히 남자 주인공인 한석규 역시 반대했다고 한다.
장윤현 감독은 “한석규는 그때 최고의 인기 스타였고 전도연은 영화 경험이 전무했다. 걱정이 된 한석규가 반대까지는 아니었지만 우려를 표하긴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가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잠도 많이 잤으며, 자신의 촬영이 아니더라도 항상 스태프와 함께 있던 한석규와 달리 틈만 나면 사라져서 전도연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장윤현 감독은 “하지만 그랬던 스태프들도 나중에 전도연의 명랑한 성격에 매료되어 푹 빠졌다. 에너지가 넘치고 밝은 배우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그녀는 “사실 나는 사람들이 반대했던 걸 몰랐다. 그땐 쇼 MC도 하고 지방에서 연극도 하느라 집에도 못 갔다. 촬영이 끝난 후에야 사람들이 ‘배우 같지도 않은 배우를 어떻게 한석규와 출연시킬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전도연은 이어 “톱스타 한석규 선배님과 찍었지만 그때는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아서 잘 몰랐다. 나중에야 얼마나 대단한 분이신지 알게 됐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대한민국 멜로 영화는 접속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연기 너무 잘해서 신인인 줄 몰랐는데 신인이었다니”, “한석규 보러 가서 전도연만 보고 나온 영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