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무진 대신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했지만
비싼 버터링을 들고 있었다는 그의 학교 생활
재벌들의 학창 시절은 어떨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시끄럽고 왁자지껄한 학교 생활과는 조금 달랐을 것 같다.
드라마에서 봤던 것처럼 등하교 때마다 새까만 리무진을 탄 운전 기사가 오가고, 떡볶이와 순대가 뭔지도 모르고 자라지 않았을까. 폭탄주가 정말 터지는 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버지 이건희의 뒤를 이어 삼성 총수이자 삼성전자 회장을 맡고 있는 이재용은 이러한 재벌들의 학창 시절과는 조금 다른 날들을 보냈다는데.
재용이요? 그냥 친구들이랑 잘 지냈어요
이재용 회장이 경복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을 당시 그의 담임 선생님은 집안이 어려워 등록금을 내지 못한 학생의 등록금을 대신 납부해 주려고 했다.
이를 들은 행정실 직원은 “선생님 반의 반장이 아까 냈다”라고 대답했다. 당시 그 반의 반장은 이재용 회장이었으며, 그는 세뱃돈을 모은 것으로 친구를 도왔다고 한다.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는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일본과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기는 했지만, 경영인인 그가 애초부터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의 할아버지 이병철 회장 때문이었다.
삼성의 창업주였던 이병철 회장이 대학에 입학하는 손자에게 “경영학은 나중에 천천히 배워도 된다. 일단 인간에 대한 인문학부터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권했다는 것.
이재용 회장은 입학 초반에는 자신이 삼성가의 일원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고 학교 사람들과 어울려 지냈으며, 아버지의 직업은 그저 회사원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집안이 집안인지라 그가 끝까지 숨길 수는 없었지만, 초반에 으스대는 대신 회사원이라고 알렸던 덕에 학교에서 그의 이미지는 더욱 좋아졌다고.
이재용 회장이 학교에 다녔던 1980년대는 대부분 그랬지만 특히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는 더더욱 운동권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1987년 전두환 정부에 맞서 일어났던 6월 항쟁에서 과 선배였던 SBS 최영인 PD와 사귀는 것으로 위장해 시위에 참여하여 최루탄을 맞기도 했다.
학과 MT에도 꼭 참가해 동기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했으며, 친구의 자취방에 놀러가 라면을 나눠 먹기도 했다. 심지어 친구에게 직접 끓여 준 적도 있다고.
또한 운동권 선배에게 등록금을 빌려 주기도 했고, 과 학생들과 함께 떠났던 1박 2일 설악산 여행에서는 이름도 모르는 비싼 초콜릿을 무덤덤하게 꺼내 놓았다고 한다.
평범한 대학생처럼 연애를 하기도 했는데, 6개월 만에 차였다. 친구들과 병역 문제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지만 그는 결국 허리디스크 때문에 군대를 면제받았다.
이재용 회장의 대학 동기들은 그가 부사장이 되기 전까지 자주 만났고 이부진의 결혼식에도 초대를 받았다며, “남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미움을 받는 걸 싫어했다”라고 그를 추억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재력과 인성을 다 갖춘 진정한 재벌”, “내가 좋아하는 재벌 1순위”, “역시 삼성 회장은 다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