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기업 호감도 뒤에 숨은 역설…윤리경영만 ‘기준선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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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기업호감지수
연합뉴스

국민이 우리 기업을 바라보는 눈이 2003년 조사 이래 가장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그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호감도가 역대 최고를 찍은 바로 그 조사에서, 7개 세부 항목 중 ‘윤리경영’ 하나만은 여전히 ‘불신 구역’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기업호감지수’ 조사 결과, 종합 점수가 60.1점으로 전년 대비 3.9점 상승했다고 밝혔다. 2003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60점대를 넘어선 역대 최고치다.

기업호감지수는 생산성·기술개발, 경제성장 기여, 국제경쟁력, 기업문화, 지역사회공헌, 친환경 경영, 윤리경영 등 7대 요소와 전반적 호감도를 종합해 0~100점으로 산출한다. 100점에 가까울수록 국민의 호감이 높다는 의미다.

국제경쟁력 ‘껑충’…친환경도 상승세

이번 조사에서 전반적 호감도와 7대 요소 모두 전년 대비 상승하며 일제히 최고치를 경신했다. 항목별로는 국제경쟁력이 전년 대비 6.8포인트 뛰어오르며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친환경 경영(+4.1포인트), 생산성·기술개발(+3.6포인트), 윤리경영(+3.1포인트) 순이었다.

절대 점수 기준으로는 생산성·기술개발이 67.1점으로 7대 요소 중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배터리·조선 등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국제경쟁력 인식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분석한다.

호감도 역대 최고인데…윤리경영은 유일하게 ‘낙제점’

2026년 기업호감지수
역대 기업호감지수 추이 / 대한상공회의소, 연합뉴스

그러나 윤리경영 점수는 47.1점으로, 7대 요소 가운데 유일하게 호감 기준선인 50점을 밑돌았다. 전년보다 3.1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기업 윤리·준법 수준은 여전히 ‘불신’ 영역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에 호감이 가지 않는 이유로는 ‘준법·윤리경영 미흡'(22.9%)이 1위를 차지했고, ‘소비자 보호 미흡'(18.6%), ‘기업문화 개선 노력 부족'(17.1%)이 뒤를 이었다. 반면 호감 이유 1위는 ‘국가경제 기여'(45.8%)였으며, 일자리 창출(20.3%)과 제품·서비스 만족(17.3%)이 그 다음이었다.

신현상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업에 대한 호불호를 구매 행동으로 연결 짓는 적극적 소비자들이 많아진 상황에서, 기업도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보다 깊이 고민하고 시대적 흐름에 맞는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 이미지 보고 지갑 연다’…사회적 역할 기대도 3년째 급등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86.3%는 제품 구매 시 품질·가격과 함께 기업의 이미지와 호감도를 함께 고려한다고 답했다.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응답 비율은 2024년 58.6%에서 2025년 74.0%, 2026년 85.6%로 3년 사이 약 27포인트 급등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이제 선택이 아닌 시대적 요구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며 “다양한 주체와 협력해 더 많은 기업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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