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성과급 잔치’… 5개월 뒤 내 장바구니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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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 경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 연합뉴스

반도체 대기업의 ‘성과급 잔치’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중앙은행에서 나왔다. 한국은행은 17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처럼 고액 성과급을 집중 지급하는 사업체가 늘어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5개월 뒤 0.05%포인트(p) 높아질 수 있다는 정량적 추정치를 제시했다.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집중’이라는 단어다. 한은은 전 산업 특별급여(성과급)가 동일하게 10% 오르더라도 평균적인 수준에서 분산 지급되면 물가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일부 업종·사업체에 몰려 급등하면 시차를 두고 물가에 유의한 압력을 가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현재 상황이 정확히 후자라는 점이다. 2026년 1분기 전 산업 명목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3.4% 오른 가운데, 이 중 IT 부문 성과급만의 기여도가 1.3%p에 달했다. 전체 임금 상승분의 약 38%를 IT 성과급 하나가 만들어낸 셈이다.

“60.6% 폭등” IT 성과급, 통계 역사상 최상단 수준

임금 상승률의 격차는 더욱 충격적이다. 2026년 1분기 IT 부문 특별급여는 전년 대비 60.6% 급등한 반면, 나머지 부문 임금은 같은 기간 2.1% 오르는 데 그쳤다. IT와 비IT 간 성과급 상승률이 약 30배 차이 나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이 수준이 2012∼2025년 임금분포를 기준으로 97% 분위에 해당하는 이례적 수치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내년 초 IT 성과급 기여도는 상위 1%를 상회하는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과거 14년간의 통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최상단 수준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다.

반도체 고용 쏠림과 보수 압력
연합뉴스

용인·화성·성남 카드 긁는 손이 빨라졌다

성과급이 물가를 자극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갈래다. 첫 번째는 수요 측면이다. 고액 성과급을 받은 IT 기업 종사자의 소비 여력이 커지면서, 반도체 공장이 밀집한 인근 지역의 도소매·음식·숙박 등 서비스 수요가 늘어난다. 실제로 한은은 올해 경기도 용인·화성·성남시의 카드소비액 증가율이 타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는 사례를 데이터로 제시했다.

서비스업 매출이 오르면 해당 업종의 인건비가 오르고, 이는 다시 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서비스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이 연쇄 반응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두 번째 경로는 ‘준거임금(reference wage)’ 효과다. 다른 업종 근로자와 노조가 IT 대기업의 고액 성과급을 임금 협상의 기준으로 삼으면서, 비IT 부문 전반에도 임금 인상 요구가 확산될 수 있다. 한은은 성과급 규모가 이례적으로 커질 경우 이 파급 범위가 서비스업을 넘어 전 산업으로 번질 수 있다고 봤다.

중소기업·자영업자는 ‘딴 세상’…양극화가 변수

다만 한은은 이 전이 효과에 제동을 거는 구조적 한계도 짚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자영업자들은 고유가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라, 비IT 부문에서 실제로 임금을 인상할 여력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성과급 상승이 촉발한 임금 인상 요구가 높아지더라도, 지불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사업장에서는 이 압력이 흡수되지 못하고 오히려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IT 부문의 특별급여 상승이 여타 부문으로 얼마나 전이되는지, 전반적인 정액급여(기본급) 인상으로 이어지는지를 산업별로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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