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을 여기에 줬다고?”… 단 ‘1문’짜리 계약에 방산업계 ‘발칵’ 뒤집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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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K9A1 자체 보유
군 대여 없이 수출 시연·R&D
K-방산 글로벌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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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A1 자주포 / 출처 : 연합뉴스

그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국내 방산업체들은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세계 시장에서 베스트셀러로 통하는 K9 자주포를 생산하면서도, 정작 해외 고객에게 성능을 시연하거나 신규 R&D를 진행하려면 군 부대에서 장비를 빌려 써야 했다.

복잡한 행정절차와 대여료는 물론, 군 전력 공백 우려까지 감수해야 했던 것이다.

이런 비효율이 이제 제도적으로 해소된다. 방위사업청은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A1 자주포 1문 보유 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방위사업법 개정으로 마련된 ‘방산물자 자체 생산·보유 제도’가 현장에 첫 적용된 사례다. 방산업체가 수출 홍보와 국방 R&D를 위해 방산물자를 직접 생산·보유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긴 지 8개월 만이다.

이번 승인의 의미는 단순한 장비 1문 보유를 넘어선다. K-방산이 세계 4위 수출국으로 도약한 지금, 업체들이 ‘자기 무기’로 더 빠르고 유연하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8개월 준비 끝에 탄생한 ‘첫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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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A1 자주포 / 출처 : 연합뉴스

방산물자 자체 생산·보유 제도는 지난해 7월 방위사업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를 확보했고, 같은 해 12월 시행령·시행규칙 개정과 운영 매뉴얼 제정을 통해 구체적인 승인 기준과 관리 절차를 완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하게 된 K9A1 자주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력 수출 자주포로, 국제 시장에서 베스트셀러 지위를 확보한 검증된 무기체계다.

최근에는 루마니아에 K9 생산 공장을 착공하는 등 글로벌 확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승인이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업체 입장에서는 해외 잠재 고객에게 즉각적인 성능 시연이 가능해지고, 현지 기후나 지형에 맞춘 개조·개발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대여료·행정절차 부담 사라지자 R&D 속도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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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A1 자주포 / 출처 : 연합뉴스

제도 도입 이전 방산업체들은 수출 홍보용 전시나 해외 성능 시연을 위해 소요군의 장비를 대여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여 승인 행정절차는 물론, 군 전력 공백 우려, 관리 부담, 대여료 등이 고질적인 애로사항이었다.

특히 장기 R&D 프로젝트나 다국적 공동 개발 사업의 경우 대여 기간 연장 절차가 반복되면서 일정 지연과 비용 증가가 불가피했다.

이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체 보유한 K9A1로 언제든 필요한 시험과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 절감된 대여료와 행정비용은 신기술 확보를 위한 R&D에 재투자될 전망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K9A1 자주포 보유 승인을 계기로 적극적인 방산 수출 활동과 다양한 제품 혁신을 통해 K-방산 수출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제도 확산 시 방산 생태계 전반에 파급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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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A1 자주포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첫 승인 사례는 향후 다른 방산업체들의 신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에도 현대로템의 K2 전차, LIG넥스원의 천궁-II 등 수출 유망 무기체계를 보유한 업체들이 줄을 설 것으로 예상된다.

방사청도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제도를 지속 개선하겠다”며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단순히 장비 보유 차원을 넘어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인프라로 작동할 것으로 본다. 자체 장비 보유로 해외 고객 맞춤형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 국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방산업체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2025년 법 개정부터 2026년 첫 승인까지, 8개월간의 제도 정비가 결실을 맺으면서 K-방산 생태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업체들이 ‘빌린 무기’가 아닌 ‘자기 무기’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향후 수출 확대와 기술 혁신 속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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